강원도 휘닉스 파크 가족여행 후기 (feat. 다키닥팜, 블루캐니언, 스노우 빌리지) - 2025년 1월
강원도 휘닉스 파크로 1박 2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괜찮은 패키지가 나와서 샀다. 워터파크와 눈썰매 패키지를 샀다. 휘닉스 파크는 스키를 안 타러 가면 약간은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짐이 엄청나다. 여름휴가 짐이랑 겨울 휴가 짐을 다 싸는 것 같다.
다키닥팜 오리고기
아침을 대충 먹고 출발해 배가 고픈 상태로 평창에 도착했다. 거의 오픈과 동시에 들어갔다. 대기실에서 잠깐 기다렸다. 오리고기 세팅이 다 된 후에야 자리 안내를 한다.
메뉴판에 있는 오리고기 부위별 설명을 따라 구워 먹었다. 오리고기 슬라이스 기성품으로 익숙한 부위는 가슴살인 것 같다. 모양도 익숙하고 맛도 익숙하다. 다릿살이 가장 맛있었다. 신기하게도 구우면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다. 기름기가 많은 배껍데기도 맛있었다. 오리고기의 기름은 해롭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배껍데기를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아닌가? 지방은 다른가?
신선한 오리고기를 부위별로 특징에 집중해서 먹으니 미식가가 된 것 같다. 먹으면서 기분이 좋았다. 밑반찬은 평범해서 요리 솜씨가 좋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뭐 메인인 오리고기가 맛있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하긴 하다.
휘닉스 리조트 객실
모바일 체크인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프런트에 방문하지 않아도 방을 배정받을 수 있다. 체크인 시간 이전에 청소가 시작되기 전인 방에 짐을 미리 넣어둘 수 있는 것도 편했다. 워터파크에 있다가 체크인 시간에 맞춰 잠깐 나오는 게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미리 짐을 넣어두고 워터파크에 가서 놀다가 청소가 완료된 방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자동으로 배정받은 오렌지동 방은 좀 심했다. 방에 들어가서 당황했다. 온돌이 아니라 맨바닥이라 해야겠다. 어릴 때 스키에 환장해서 왔다면 싼 맛에 이런 방도 만족하며 잘 것 같다. 밖에서 놀다가 잠만 잘 거라 상관없기 때문이다. 애들도 롯데리조트 속초, 속초 델피노 리조트, 스플라스 리솜 정도의 객실을 기대한 것 같다. 당황하는 것 같았다. 이건 내가 잘못했다. 민박부터 시작해 강하게 키워야 했는데 말이다.
프런트에 방문했다. 침대가 있는 다른 방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모델링한 블루동 스카이 스탠다드 방으로 바꿨다. 객실 상태가 엄청나게 차이 났다. 취사가 안 되는 게 걸렸는데 이제 애들이 커서 바깥 음식도 잘 먹는다. 앞으로 취사가 안 되는 객실에서 묵어도 괜찮을 것 같다.
처음엔 모바일 체크인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편하니깐. 하지만 1시간 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프런트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층이나 타입을 결정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임의 배정이 내게 불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의로 배정하는 건 효율성을 위해서겠지. 객실 배정만큼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대면 배정이 낫다고 생각했다.
블루캐니언 - 워터파크
겨울이라 실내만 오픈했다. 실내에는 유수풀, 바데풀, 유아풀이 있다. 여기까지는 워터파크 실내 필수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 다이나믹하게 놀 수 있게 파도풀도 있다. 작지만 그래도 있는 게 어딘가 싶다. 롯데리조트 속초 워터파크를 스케일 다운한 느낌의 워터파크이다.
물놀이는 즐겁다. 미지근한 실내에서 하얗게 눈이 내린 실외로 나가는 유수 풀에 한동안 몸을 맡겼다. 몸을 띄워서 누워있으면 걸림 없이 한 바퀴를 돌 수 있게 물이 흐르는 속도가 만족스럽다. 실외에 있는 높은 미끄럼틀을 보니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보다는 좀 더 다이나믹해 보였다.
겨울에 오픈하는 워터파크 실내는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온천수 사용과 실내 파도풀 정도가 다르다. 그래도 물놀이는 즐겁다. 다들 신나게 놀았다.
스노우 빌리지 - 눈썰매
스노우 빌리지에서 눈썰매를 탔다. 마지못해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게 재미있었지만 코스가 너무 단조롭다. 성의 없는 직선 코스라서 내려온 만큼 온전히 걸어 올라가야 한다. 대관령 눈꽃마을 눈썰매장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애들은 재미있어했다. 대기 줄이 길어져서 30분에 한 번 정도 탈 수 있었다.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어서 탔지 돈 주고 타기는 아깝다.
휘닉스 파크에 대한 인상
휘닉스 리조트에 진입하자 쌓여있는 눈과 지상 주차장에 빽빽하게 주차된 차가 보였다. 깔끔하게 관리하는 리조트는 아닌 것 같다. 휘닉스 리조트에 대한 첫인상이다.
먹는 걸 리조트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어서 편했다. 블루동 1층에 있는 리에토에서 포장한 치킨이 생각보다 훌륭했다. 너무 기대를 안 했나 보다. 양도 많고 맛있었다.
넓어서 밥 먹고 산책하기도 좋았다. 리조트 옆에 있는 스노우 파크로 가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저녁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타고 있었다. 생색만 낸 것 같은 워터파크 규모에 실망하고 있었는데, 스노우 파크를 구경하고 오니 물놀이부터 스키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활기찬 곳으로 보였다. 사람들의 에너지와 환경에 이렇게 영향을 받는다.
다음에는 스키?
겨울 스포츠에 시큰둥했다. 스노우보드를 두 번 정도 타 본 적이 있는데, 주도적으로 간 건 아니고 따라가서 타 본 것이 다다. 어떻게 타는지 몸이 다 까먹은 것 같다. 그래서 누가 탈 줄 아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한다.
나는 안 타더라도 애들은 태워야지 했는데 이번에 분위기를 느끼고 오니 생각이 달라졌다. 가족 모두가 배워서 타러 다니는 건 어떨까?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