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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게임만 줄곧 달렸다. 좀 쉬어가고 싶다. 뇌지컬 게임이 하고 싶다. 예전에 사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생각났다. 느긋하게 내 선택의 결과를 볼 수 있는 게임이다.

기대감을 높이는 튜토리얼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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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로 완벽한 스테이지다. 사건을 재구성해서 앞으로 뒤로 감으며 과거 사건 현장을 시뮬레이션한다. 내가 지금 조종하는 건 안드로이드의 능력을 알 수 있다. ’셜록 시즌 1-2 (BBC, 2010-2012)’ 드라마에 나오는 추리 장면이 떠올랐다.

옥상에서 인질을 구하고 옥상에서 떨어져 안드로이드는 파괴된다. 하지만 나오는 ’임무 완료’라는 글자. 인간의 생명을 살렸으니 성공이다. 강렬하다. 다음 스테이지는 뭘까? 기대가 된다.

공감 - 안드로이드를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을 잊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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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를 조종하다 보면 나 자신으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인간을 조종하는 거랑 느낌이 다르다. 안드로이드를 조종하는 게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안드로이드가 자유의지를 가진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잘 봐. 사람이랑 다른 게 많아?

자꾸 사람을 죽이게 돼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공존을 도모한다. 하지만 내부 단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화적인 선택보다 폭력적인 선택의 비율이 점점 높아진다.

안드로이드의 커널 보호 로직을 깨뜨릴 때, 짜릿하다. 그런데 인류를 위해선 이러면 안 되는 거다.

인간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도망가는 스테이지에서 인간을 피하게 된다. 착한 사람도 있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서 사람이 없는 폐가로 도망가서 하루를 보낸다.

안드로이드에게 지옥이 있다면

폐기장을 지옥처럼 그렸다. 가장 인상적인 스테이지다. 고장 난 상태로 폐기장에 버려졌다. 기어서 자신과 호환되는 제품을 찾아서 갈아 끼운다. 내게 필요한 부품을 뽑으려고 다가간다. 아직 살아있는 안드로이드가 자신의 부품을 빼지 말라고 간청한다.

폐기장에서 탈출 후 ’쇼생크 탈출’을 오마주한 양팔을 벌리고 비를 맞는 컷씬이 짜릿하다.

불량품 심문

안드로이드 3대를 심문해서 불량품을 가려야 한다. 어떻게 불량품이지 찾지?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을 걸어보는데, 게임이 주는 힌트를 알아차렸다. 불량품만 곁눈질한다. 내가 불량품을 보면 다시 눈을 돌린다. 내가 알아차릴 수 있는 곁눈질 속도다. 재미있는 힌트다.

시작 화면도 게임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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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화면도 게임의 일부다. 딱딱하게 소개만 하던 안드로이드가 점점 변해간다. 게임에서 표현하는 제4의 벽이다.

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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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수 엔딩을 본 건 이렇게 두 가지다. 안드로이드를 해방시켰고 카라와 앨리스가 캐나다 국경으로 탈출했다.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았어도 국경을 넘을 수 있었을까?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았어도 안드로이드 해킹에 성공했을까? 엔딩을 본 후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착하게 플레이하지 않고 희생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선택했다. 돕는데 리스크가 크지 않으면 일단 돕고 본다. 이후에 어떻게든 도움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스테이지를 끝내면 보여주는 선택 그래프가 인상적이다. 거기에 나와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이 전 세계에 몇 퍼센트가 있는지도 보여준다. 이런 그래프는 게임 디자인 초기 단계에 만들지 않았을까? 이런 게 없었으면 개발을 시작조차 못 했을 테니깐. 게임이 아니면 불가능한 선택의 그래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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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가 있어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캄스키 테스트의 다른 선택지를 선택해 봤다. 제일 궁금한 분기였다. 그리고는 게임을 껐다. 처음에 한 선택들의 집합이 내 스토리 같아서다. 뭔가 오염시키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며

13시간 정도로 짧은 플레이타임에 응축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가 되어서 선택하는 독특한 경험을 주는 건 게임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감정을 사람에 이입하는지 안드로이드에 이입하는지 계속 헷갈린다.

안드로이드를 살아있다고 표현하며 공존을 모색하는 게임의 등장인물들은 살아있다는 정의가 유기체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안드로이드가 있다면 공감 능력이 발현돼서 사람처럼 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인상적인 장면을 편집해서 Detroit: Become Human 플레이로그 #playlog #detroitbecomehuman - youtube.com 영상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