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기적 (피닉스, Flight of the Phoenix, 1965) / 로버트 알드리치
비행기가 사막에 추락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지만 사망자가 늘어난다. 비행기 디자이너가 생존 방향을 제시한다. 쓸만한 부분을 잘라내서 비행기를 재조립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 사이에 갈등이 많이 드러난다. 그거 좀 곱게 얘기하면 될 것을. 사이가 팍팍 틀어진다. 밖에서 보면 이런 게 훤히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저 판 안에 들어가면 나 또한 저렇게 될 수도 있겠지. 옛날 영화라 그런지 대화 중에 갈등이 생기면 효과음을 넣어준다. 은근 중독됨.
커다란 여객기를 디자인해 본 비행기 디자이너가 아니라 비행기 모델 디자이너다. 이 사실이 밝혀서 사람들이 맨붕하는데, 오히려 모델 디자이너라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비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이론과 기술을 배운 사람이라서 재조립할 수 있었다. 고도화된 전문 디자이너면 이를테면 엔진과 같은 한 분야에 정통했을 것이고 기초 이론은 있겠지만, 전체 조립은 못 했을 것이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부기장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하다. 드러나는 성과는 없지만, 대화로 사람들 사이에 발생한 갈등을 꾸준히 풀어주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