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미러 시즌 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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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돼지(The National Anthem)

영국의 공주를 납치한 범인이 총리가 돼지랑 섹스하면 풀어준다고 한다. 생각도 못 한 충격적인 소재로 에피소드를 끌어간다.

대중이란 그늘막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남이 곤란해하는 걸 즐기는 장면에서 나 또한 당사자가 아니면 즐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총리가 돼지와 섹스하는 방송을 본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방송을 보기 전 축제 같던 분위기가 바뀐다. 곤란해하는 상황이 재미있었을 뿐 실제 섹스 장면을 바라지는 않았다. 처음엔 인간은 원래 악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일그러지는 장면에서는 악한 게 아니라 선한 모습을 보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헷갈린다.

납치범은 쇼가 시작되기 전 공주를 풀어준다. 대중은 쇼 말고는 관심도 없다. 납치범은 모든 걸 예상했다.

핫 샷(15 Million Merits)

상황 설명이 없어서 더 집중해서 봤다. 왜 실내 자전거를 저렇게 열심히 타는 걸까? 왜 저렇게 오디션에 나가고 싶어 하는 걸까?

부조리를 밝히려고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한 참가자가 있다. 그가 부조리한 시스템에 금이라도 가게 했을까? 천만에. 심사의원은 훌륭한 콘텐츠를 선보였다며 오히려 시스템에 편입 시켜 정규 방송을 만들어준다. 비판을 무효화하는 프레임 전환에 감탄하고 충격을 받았다.

당신의 모든 순간(The Entire History of You)

선명한 과거 기록은 현재를 좀먹는다. 망각이 허용하는 관용이 사라져버린 팍팍한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