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시계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카비노티에(Cabinotiers, 캐비노티에, 시계장인)들의 작은 소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해준다.
시계장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필립 뒤포르(Philippe Dufour)와 앙뜨완 프레지우조(Antoine Preziuso)가 시계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직접 디자인에서 제작까지 하다 보니 일 년에 몇 개 못 만든다고 한다. 100개가 넘는 작은 부품들을 만들고 조립하는 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특수 카메라까지 제작했다고 하는데, 제작과정을 보면 그 작고 정교함에 놀란다. 손 떨릴까 봐 술도 제대로 못 먹을 거 같다.
필립 뒤포르의 작품 Simplicity. 비공식적인 가격은 CHF. 64’000.00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천만이다. 이 가격에 놀라면 안 되는데, 이것보다 훨씬 비싼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 기계식 시계가 수두룩하다. 이 다큐를 보니 장인의 기술력과 작품에 대한 시간과 애정을 생각해보면 가격에 대한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이만한 값어치를 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의 타이틀을 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니깐~
제가 하는 일은 단순히 시계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시계라는 차가운 쇳덩어리에 따스한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저한테는 시계가 움직이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일이죠. 마치 한 생명의 심장 박동이 시작되는 순간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 앙뜨완 프레지우조
기계식 시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템포 바퀴가 진자를 좌우로 흔들어 주는데, 그 진동이 톱니바퀴로 전달되면 1초가 흐른다. 이 과정에서 기계식 시계 특유의 소리가 나는데, 찰칵찰칵 마치 심장 박동수처럼 들린다. 디지털이 없이 오직 기계로만 이루어진 이 작은 세계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말에 이 다큐를 보고 있자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게 기계의 매력인 거 아니겠나.
뽐뿌 다큐이기도 하다. 보고 있자니 평생을 함께할 기계식 시계를 하나 갖고 싶어진다.
PS : NHK 제작한 것을 MBC에서 사온 것으로 알고 있다. 방송 시간 때문인지 2시간짜리가 1시간으로 잘렸다.
@ohyeclo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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