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투표는 사실 민주주의를 위한 게 아니야. 그런 건 교과서에 있는 이야기야. 투표는 내 스트레스의 근원을 줄이려는 노력이야. 그게 줄어야 내가 행복해지니까.

이 인용구를 보고 이 책을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아직까진 이보다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투표에 대한 정의를 보지 못했다. 일상 언어로 욕을 섞어가며 술 한잔 하면서 하는 이야기처럼 풀어가지만 이처럼 깊은 내공이 스며 나오는 말이 많다.

왜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끝을 보냐고. 논리를 전개하는데 태도를 문제 삼는 사람들에게 흔히 그런 반론을 하지. 아니야.

달을 자지로 가리키면 자지를 본다. 태도부터 컨텐츠다.

태도부터 컨텐츠라. 맞는 말이군. 이런 면에서 볼 때 김어준은 훌륭한 컨텐츠 생산자. 그런 태도는 아무에게서나 나오지 않는 거니깐. ’나는 꼼수다‘를 들을 때는 못 느꼈다. 마치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으니깐.

최근 ’나는 꼽사리다‘를 들으면서 태도가 정말 중요한 컨텐츠라는 걸 느꼈다. 온갖 경제관련 꼼수를 들으며 화도 나고 기억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나 듣는 동안 많이 괴롭다. 박자 조절이 부족해 피로가 그대로 듣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사실 욕 좀 섞고 뭐 이렇게 하면 이런 피로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천만에. 이게 어디 그리 쉽나. 그런 면에서 듣는 사람 피로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울화통이 터지는 얘기를 효과적으로 하는 김어준이 대단한거다.

처음 읽는 정치 관련 책. 이쪽에 관심을 두게 한 각하가 고맙다.

PS : 올레 별로 구매. 어디 쓸까 했는데, ebook을 살 수 있더라. 올래 ebook app을 처음 사용해 봤는데, 참 패기 있네. 이렇게 만들어 놓고 서비스할 생각을 하다니. 다시는 사용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