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페달 시즌 1-3 (2013-2017) 감상문
오타쿠 주인공 컨셉은 신선하다. 주인공인 오노다 사카미치는 편도 45km 거리에 있는 아키하바라에 매일 간다. 뽑기 한 번 더 돌리려고 버스를 안 타고 그 거리를 자전거로 간다. 없어진 애니메이션 동아리 부활을 꿈꾸지만, 어찌어찌 힐클라임 레이스를 펼치게 되고 싸이클부에 입부하게 된다. 순수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동료를 자쿠라 부르며 우승 재료로 사용하는 미도스지에게 혹시 애니메이션 좋아하냐고 물어보는 장면에서 빵 터졌다.
소재가 로드 레이스다. 전형적인 스포츠 포맷이라도 색달라 재미있다. 단체전 규칙이 흥미롭다. 투르 드 프랑스 규칙을 적용한 걸 만든 건지 실제 일본에서 이런 경기가 열리는지는 모르겠다. 열린다고 해도 고등학생 대상은 아니겠지. 결승점을 통과하면 우승하는 단순한 룰은 다른 스포츠와 다른 게 없다. 결승점 전에 포인트를 딸 수 있는 체크 지점이 있다는 게 신선했다. 스프린트 포인트와 산악 포인트가 있다. 레이스를 시작한 후 스프린트 포인트가 다가오면 각 팀에서 스피드에 자신 있는 선수가 앞으로 나가서 포인트를 따려고 경쟁한다. 나머지 선수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린다. 포인트를 딴 후 스피드를 낮춰서 뒤에 오는 팀에 합류한다. 길고 힘든 경기다. 완주하려면 팀으로 리드를 교대하며 효율적으로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킨조 신고의 든든한 리더쉽이 부러웠다. 위에 저런 사람이 있으면 든든하다. 이즈미다 토이치로 아저씨도 재미있는 캐릭터. 아부! 아부! 뭐 이런 소리를 내면서 빠르게 내지른다. 복근이란 뜻이구나.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나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길에 속도를 낼 때, 아부! 아부! 그런다.
저마다 필살기가 있는데, 다름 아닌 과거 회상신이다. 나란히 말을 주고받으며 달리다가 누군가의 회상신이 나온다. 그러면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 아저씨가 빠르게 치고 나간다. 인생 얘기라 그리 질리진 않는다.
특유의 허풍도 재미있다. “누구 하나 도와줄 수 없는 가혹한 스포츠. 이게 바로 로드레이스다.”
시즌 3에서 한 학년이 올라가서 오노다가 2학년이 된다. 이때부터 재미가 떨어지더라. 주인공이 너무 성장해버렸다. 신선한 소재 약빨이 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