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an incomplete life, 2013)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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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마 코사쿠 세대는 시대가 준 혜택을 다음 세대와 나누지 않았다. 일본도 비슷하겠지? 장그래가 진급은 커녕 정규직도 못되는 더러운 세상.

으례 얘기하는 신입 사원이 가져야 하는 기본 소양을 하나도 안 가졌지만. 장그래가 잘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뭔가를 배우는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 바둑 연습생을 하면서 했던 수많은 대국 복기. 습관이 된 복기, 즉 회고가 그를 단련시키지 않았을까? 쌓여서 안목으로 발휘되는 뭔가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이런 메타 능력이 훌륭해 보여서 잘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 싸움은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상대가 강할 때는.
  •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 취해 있어선 기회가 와도 아무것도 못해요. 일이 잘될 때도 취해 있는 게 위험하지만,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취해 있는 건 위험해요.
  • 근데 형님하고 다른 게 있어요. 애는 쓰는데 자연스럽고. 열정적인데 무리가 없어. 어린 친구가 취해있지 않더라구요.
  • 정면으로 봐. 남을 파악한다는 게 결국 자기 생각 투사하는 거라고. 그러다 자기 자신에게 속아 넘어가는거야.
  •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네가 후반에 종종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