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KBS 스페셜 (KBS, 2004)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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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로 너무 재미있게 봤다. 누들로드가 국수로 문명사를 얘기했다면 다큐 도자기는 도자기로 문명사를 얘기한다. 생으로 문명 어쩌고 얘기하는 것보단 도자기로 풀어나가니깐 너무 재미있더라. 아~ 다큐 제목이 너무 밋밋해. 제목이 좀 에러다.

보고 있자니 중고등학생 때 도자기에 대해 너무 재미없게 배웠단 걸 느꼈다. 뭐 하긴 재미있게 배운 게 없으니깐 도자기만 꼭 찍어 재미없게 배웠단 얘기는 못 하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자기를 시대별로 나열해 놓고 모양이나 색깔보고 어느 시대 도자기인지를 달달 외웠던 게 기억난다. 고려청자, 조선백자도 생각나고 말야.

고려청자, 조선백자가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지도 몰랐는데 이 다큐에서 그걸 배웠다. 에이~ 암기식 교육 엿 먹어라. 여튼 왜 위대한가? 물건, 물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재료로 구하기 쉬운 흙을 모든 문명이 선택한다. 그러나 문제는 물이 새지 않는 그릇을 만드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라능. 흙과 불을 다루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불은 1000도를 넘어야 하고 1000도가 넘는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흙을 찾아야만 한다. 이 경계를 넘어서야지 진짜 물이 새지 않는 그릇을 만들 수 있다. 이름 하야 도자기. 그 당시에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단 두 곳. 중국과 우리나라밖에 없었다. 최초로 만든 나라는 바로 중국.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건네받고 독자적인 기술로 발전시킨다. 중국은 코발트로 그림을 그리지만 우리나라는 철을 사용한다.

흥미로운 얘기가 가득. 대항해시대를 부른 원인 중 하나가 유럽애들이 열광한 중국에서 만든 청화백자였단 사실. 만리장성을 그냥 땅파서 만들었을리 없고 유럽에 수출한 청화백자 수입이 한몫했단 사실. 유럽애들이 흉내 내려고 발버둥을 쳐도 한동안 중국, 우리나라만이 도자기를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 청화백자는 백자에 그림을 입혀서 완전 히트했는데, 이슬람이 그림을 입힐 수 있는 코발트를 제공하고 무늬를 디자인 한 합작품이었다는 사실.

누군가 말했다.

현대 우주선을 만드는 일은 송나라가 도자기를 만드는 일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