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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후유증 환자를 가리켜, 심장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느린 총알, 즉 슬로우 불릿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녀는 겸허해지고 있었다. 밥벌레. 죽음도 비켜가는 밥벌레. 지난 한 주일 동안 밤의 휴식을 물어뜯은 그 징그러운 놈이 지방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홀연 튀어나왔던 것이 아니었음을 솔직히 시인했다. 숨쉬는 송장으로 변해 가는 남편을 어느 산야의 병든 짐승처럼 방치하다가 근년 들어 겨우 피해보상 비슷하게 다달이 몇 푼의 돈을 나눠주기 시작한 나라를 향해 원통한 심정을 더 절절히 전하려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밥벌레’라 부르게 되었다는 변명을 댈 수야 있겠지만, 그러나 전연 그런 기교를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말이 튀어나온 것임이 분명했고, 그러니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오래 전부터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임을 미련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정희에 관한 얘기를 하면 으레 나오는 얘기는 경북 고속도로 얘기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누가 고속도로를 세운 지 모르는 거같다. 진짜 고속도로를 세운 사람 중에 일부인 파월 참전 군인들을 잊고 있진 않을까? 그들이 고엽제 후유증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 무관심했던 것 같다. 그토록 중요시 하던 경북 고속도로를 만드신 분들을 외면하고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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