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 혈액형의 진실 (SBS, 2006) 간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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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을 묻는다.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자기와 잘 맞지 않는 혈액형이라며 조심해야겠다고 한다. 게다가 휴대폰 전화번호가 혈액형으로 분류되어 있다. 혈액형에 매료되어 그것만 있으면 자신과의 궁합은 물론 사람의 성격도 대충 알 수 있다고 하는 그들, 그들에게는 절대적인 것처럼 보인다.

정말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편하겠나 싶다. 약간의 변형이 있겠지만 사람 들의 성격은 대충 4가지로 분류되고 그것에 맞춰서 상대할 수 있다면 대인 관계에 곤란을 겪을 일도 없고 나랑 맞지 않는 사람은 알아서 가려내어 만나지 않을 수도 있을 테니깐…

혈액형에 따라 반을 분리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본 보육원이 소개됐는데, 혈액형에 따라 아이들이 다르게 노는 모습을 보고 정말 혹했다. 알고 보니 것 참, 혈액형에 따라 반을 분리하고 보육원에서 생각하는 혈액형의 성격을 잘 살리게끔 교육을 한 결과였다. 그렇게 계속 교육을 해놓으니 아이들이 보육원이 규정지어 놓은 대로 놀 수밖에 없지. 가끔 혈액형과 성격이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보육원을 예로 드는데, 어떤 함정이 있는지 얘기해줘야겠다.

또,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보여주는데, 혈액형에 따라 분리를 하고 심리 검사를 한다. 물론 같은 설문 조항인 것은 비밀로 한다. 실험 결과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는데, 실험에 참가했던 대부분이 꼭 자기 얘기 같다면서 신기해한다. 이런 걸 심리학 용어로 바넘 효과(Barnum Effect, 포러 효과) 한다. 바넘 효과는 간단히 말해 보편적인 사실로 대부분이 해당하는데, 자기에게만 해당하는 걸로 착각하게 된다는 심리적 경향이다. 그럴듯하게 꾸며 놓은 심리 테스트나 혈액형 테스트 등이 이런 걸 이용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이런 걸 절대적으로 믿는다면 그 사람들하고 아예 상종을 안 하면 되지만 문제는 이게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혈액형 쿠션, 궁합, 책, 운세 등 혈액형으로 검색만 해도 많은 링크가 쏟아진다. 이들에게는 이쪽은 신규 사업 아이템이니 사업을 구상하고 또한 동원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두 다 동원해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쪽으로 몰아간다. 뭐~ 이들에게 진실 따위가 중요할까?

세계에 있는 거의 모든 과학자, 의학자, 심리학자가 절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혈액형과 성격의 관계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재미로 보는 건데 뭘~” 이렇게 간단히 넘어갈 게 아니다. 이건 또 하나의 차별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단순히 혈액형이 B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상하게 취급당했던 남자들이 있지 않았는가. 또, 학생들이 자신의 한계를 혈액형에 따라 한정 지을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전 원래 발표 못 해요. A형이거든요. 소심하다고 하잖아요.” 이쯤 되니 정말 웃을 일이 아니네…

요즘은 혈액형 이야기가 수그러들었지만, 아직도 심심찮게 혈액형 얘기가 나온다. 참고로 일본은 아직도 난리다. 이런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가 인종 차별 정도로 취급받았으면 좋겠다. 혈액형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 것은 유럽과 고등 포유류에 A형이 많고 아시아와 상대적으로 하등 포유류에 B, O, AB가 많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인종 차별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시작된 게 왜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이러는지 모르겠다. 초면에 만나 이야기하다가 혈액형이 뭐냐고 물어보면 호감도 급 하락이다. 혈액형 말하지 않기 이런 운동이라도 벌였으면 좋겠다.

인터뷰에서 들은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설사 무슨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수만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차지하는 비중은 미비하다. 완전히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참고 링크 : 혈액형의 진실 - SBS 스페셜

PS : 참고로 일본에는 혈액형 선수권이라는 말도 안 되는 방송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