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2023) 감상문 - 어렵고 불친절하지만 왠지 봐야할 것 같은 영화
맨해튼 프로젝트를 지휘해 핵폭탄을 만든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다.
나치와 핵폭탄을 만드는 경쟁에서 이기려고 만든 핵폭탄이 이제 인류를 위협하게 된다.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는 확실한 무기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핵무기가 상호확증파괴를 성립시켜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억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억제할 뿐이지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매해튼 프로젝트를 총괄한 레슬리 그로브스를 보니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2021)’에 나온 ’에바 스트라트’가 떠올랐다.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걸 다 하는 사람이다.
트리니티 핵실험 장면이 인상적이다. 기대했던 스케일은 아니지만 무음이 주는 시간의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어렵다. 불친절해서 이해가 안 되는 내용도 많다. 그래서 별로 재미가 없었다. 원자력 시대의 개막을 알린 중요한 순간을 담은 영화라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걸까? 오펜하이머가 느꼈을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상상할 수 있어도 캐릭터에 감정 이입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