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록 애니메이션 1기-2기 (2022-2024) 감상문 - 운(luck)의 자리
일본 축구가 망해가는 건 손흥민이 없어서다. 일본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서바이벌 게임으로 만들겠다. 1등은 일본 국가대표 스트라이커가 된다. 떨어진 나머지는 국가대표 발탁 기회를 뺏는다. 이렇게 시작했는데 U-20 일본 대표랑 붙으면서 스트라이커 서바이벌 게임에서 방향을 트는 쪽으로 진행된다.
운(luck)의 자리
운으로 좌절감을 준 후에 애니메이션에서 최고의 장면을 만든다. 축구 경기에서 남은 시간이 거의 없다. 나는 공격수다. 공은 상대 수비수와 우리 공격수 사이에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우리 공격수를 돕는다면 공을 뺏을 확률이 늘어난다. 하지만 뺏은 후에는? 골을 넣기 전에 게임이 종료될 수 있다. 운에 배팅할 때는 과감하게 배팅해야 한다. 운이 따라줬을 때, 골을 넣을 수 있는 곳에서 운을 기다린다. 단순하게 운이 좋았다고 부를 수 있지만 운이 따라줬을 때 골을 넣을 수 있는 자리에서 운을 기다린 것일 수도 있다. 가장 짜릿한 장면이었다.
에고이스트(egoist, 이기주의자)들의 팀플레이
나는 팀플레이를 좋아한다. 그냥 이기는 것보다는 팀플레이로 이기는 걸 좋아한다. 야구로 치자면 삼진을 잡아서 아웃을 만드는 것보다는 병살을 유도해 수비로 이기는 걸 좋아한다. 팀플레이를 무시하는 에고이스트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통쾌함을 느꼈다. 팀플레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저런 하드캐리도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팀플레이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에고이스트들의 팀플레이가 있다. 잡아먹히는 쪽이 패스하는 것이다. 서로를 미끼로 사용하고 패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집어삼킨다. 조연이 되는 걸 참을 수 없는 에고이스트들의 팀플레이다. 약육강식의 팀플레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같은 팀 멤버를 집어삼키는 몰입 상태(Flow State)를 개성 있게 표현했다. 눈알 색깔이 변하고 눈동자에 무수히 많은 원이 생긴다. 이런 눈알 보면 패스해야 한다.
0을 1로 만드는 능력
스트라이커의 독보적인 능력으로 한 골을 넣자마자 오합지졸이 팀이 된다. 0을 1로 만드는 특별한 재능이자 능력이다. 목표에 도달하는 걸 보여준 이기주의적 플레이가 팀플레이로 변하는 순간이다.
때로는 합의보다 목표에 도달하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거나 혹은 인상적인 한 스텝을 밟는 걸 보여줘서 팀플레이를 끌어낼 수도 있다. 압도적인 한 골을 보여줘서 이겨서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는 걸 모두가 상상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팀플레이로 이어진다.
규칙을 잘 만든 라이벌 쟁탈전
서바이벌 게임에서 나온 라이벌 쟁탈전 규칙을 잘 설계했다. 합의한 상대편과 경기한다. 이긴 팀이 진 팀에서 한 명을 뽑아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계속 져서 한 명이 되면 최종 탈락한다. 3대3 경기를 예로 들면 이긴 팀에 한 명을 뽑아서 4명을 만들어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진 팀은 2명으로 2대2 경기를 하게 되고 여기서 졌다면 뽑히지 않은 한 명은 탈락한다. 이기기 위해 약한 팀과 경기하면 다음 라운드에서 불리해지게 설계했다. 좋은 팀 멤버를 뺏어야지 유리하게 게임 규칙을 만들었다.
자존심 강한 조연을 멋지게 만드는 장면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몇몇 플레이에서는 진 자존심 강한 조연(린)이 다음 라운드에 데리고 갈 선수로 주인공(이사기)을 선택한다. 내게 패배감을 준 사람을 떨어뜨릴 수 없다. 옆에서 내가 최고가 되는 걸 지켜보게 하겠다. 청춘이로구나. 자존심이 있으려면 일관되게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렇게 멋지다.
마치며
스트라이커 서바이벌 게임이라 가볍게 재미로 봤는데, 팀플레이와 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더 큰 목표를 달성하려면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차근차근 팀플레이를 빌딩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에고이스트가 필요할수도 있다. 0을 1로 만드는 걸 보여줘서 팀플레이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