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Dunkirk, 2017) / 크리스토퍼 놀란
잔머리가 살렸다. 잔머리로 다른 병사보다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만든다. 비겁하다. 얍삽하다. 생존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정말 우여곡절 끝에 영국으로 돌아온다. 전쟁이란 재난 속에서 생존하는 얘기다. 어디 쉽게 복귀하는 병사가 있겠나? 독일 잠수함이 꽉 잡고 있을 때니 큰 배로 한 방에 건너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영국에 도착했다. 배를 몇 번이나 갈아탔다. 침몰하는 배에서 겨우 살아남았다.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걱정한다. 후퇴한 영국군을 시민들이 비난할까 봐. 기차 유리를 손으로 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수고했다며 맥주를 건넨다. 사람들이 마중 나왔다. 모두 고생했다며 격려해준다. 찡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