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밸브 신입사원 안내서'라 쓰고 '경력사원 자극서'라 읽는다.

밸브 신입사원 안내서가 번역됐다. @SunBKim님 덕에 편하게 읽었다.

번역본 링크가 끊겼다. 밸브에서 공개한 PDF로 원문을 볼 수 있다.

밸브하면 게임이랑 영향력이 대단한 게임 플랫폼인 스팀이 생각난다. 참 감탄하며 플레이를 했지. 하프라이프2, 포탈, 포탈 2, 팀 포트리스 2.

안내서를 읽어보니 참 충격이다. 완전 수평적이다. 프로젝트를 개발자가 직접 골라서 참여한다. 이렇게 해도 회사가 잘 굴러간다니 놀랍다. 이건 되도 않는 헛소리가 아니다. 게임과 스팀으로 훌륭하게 증명했다.

인상적인 문장

책상에 왜 바퀴가 달려있나요?

- http://design-play.kr/valve/flatland.htm

같이 작업하는 개발자가 자주 바뀐다. 모여서 작업하려고 자리를 이동하면 효율성도 따라오겠지. 자리를 자주 옮기기 때문에 사람 찾기가 어려운데, 이걸 http://user 와 같은 시스템으로 극복한 것도 훌륭하다.

왜 내가 직접 프로젝트를 골라야 하나요?

당신은 여기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작업을 끊임없이 찾으라고 고용되었습니다.

- http://design-play.kr/valve/what_work.htm

이거 가장 충격적이었다. 프로젝트를 직접 고른다니. 모두가 가장 가치 있는 작업을 하고 그 결과로 멋진 게임이 나온다. 그러면 재미없지만 중요한 일을 아무도 안 하지 않겠느냐고? 그런 것도 가치 있는 작업으로 바꿀 수 있는 개발자를 밸브가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도전을 대하고, 기회를 잡고, 위협에 대응하는 집단의 능력은 그 책임이 가능한 한 넓게 분산되었을 때 더 커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말 그대로 회사의 모든 개개인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 http://design-play.kr/valve/risk.htm

이 말이 계속 맴돈다.

  • 내가 이 사람을 내 상사로 삼고 싶은가?
  • 내가 이 사람에게 배울 게 많을 것인가?
  • 이 사람이 우리 경쟁사에서 일하면 어떻게 될까?

- http://design-play.kr/valve/hiring.htm

면접관일 때, 추천하는 질문. 내가 뽑으려는 사람을 내 상사로 삼고 싶은가? 와. 정말 많은 걸 담고 있는 질문이다. 나도 나중에 면접관으로 들어갈 때, 이 질문만 기억해야겠다.

우리는 ‘T자 모양’ 인재를 선호합니다.

즉, 일반가(다양한 가치 있는 일들에 능함, T자의 윗부분)이면서 전문가(한정 분야에서는 최고로 꼽힘, T자의 받침)인 사람입니다

- http://design-play.kr/valve/hiring.htm

많이 듣는 T형 인재.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밑으로 선을 긋고 싶었으나 이런저런 작업을 하다 보니 난 ‘ㅡ’자에 가까운 것 같다. 내가 최고로 꼽힐 수 있는 분야가 없다. 이건 노력해야 할 부분. 그나저나 T형 인재가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궁금하다. 밸브에 들어갈 수 있고 말고가 궁금한 게 아니다.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선택을 내게 전적으로 맡기는 저런 환경에서 내 역할을 훌륭하게 할 수 있을까? ‘밸브 신입사원 안내서’가 아니라 ‘경력사원 자극서‘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참고

UPDATED <2016-08-06 Sat> 번역본 링크가 끊겨서 원문 링크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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