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관람 후기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리움미술관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을 보고 왔다.

마우리치오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기 좋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작품을 참 잘 만든다. 저게 뭐야? 저것도 작품이야? 이런 소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처음에 저렇게 만들어서 전시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남이 해놓은 건 쉬워 보이기 마련이다.

찰리 채플린이 말한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명언이 생각났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다가가 가까이 보면 땅바닥에 떨어진 총이 보인다.

뭔가 의미를 알 수 있는 작품이 잘 없다. 왜 저렇게 달아 놓았대? 이런 다른 생각을 해보는 것 만으로도 좋은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를 해석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나 할까.

은행을 털러 왔다가 미술관 바닥을 타고 올라온 듯한 카텔란의 장난기 있는 표정이 이런 작가겠구나 상상하게 만들었다.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애들 때문에 차분히 들으면서 감상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작품 몇 개는 설명을 들었는데, 확실히 설명 없이 보는 것과는 감상 시간의 질이 확연히 달랐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유명해 바로 예매하기는 쉽지 않았다.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다른 전시회 예매에 성공하면 다른 전시회도 같이 볼 수 있다는 꿀팁을 들었다. 다른 전시회 예약에 사람이 몰렸지만 그래도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회 예매보다는 쉬웠다.

주말에는 일찍 가는 게 아니면 미술관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기가 힘들다. 골목에 꾸역꾸역 주차를 하고 봤다. 미술관 시설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종종 볼만한 전시회가 있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볼 것 같다. 다음에는 아주 일찍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