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ute read

/lifelog/assets/2017-07-20-book-the-great-cholesterol-myth.jpg

이 책을 읽었다는 건 몇 가지 사실을 말해준다. 건강검진 결과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것. 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 나이도 좀 먹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은 심장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염증이 진짜 원인이다. 염증이 생기면 산화된 B형 LDL이 혈관 벽에 붙어 플라크를 형성하고 염증을 진행하고 손상을 유발한다. 콜레스테롤을 악으로 규정하고 이걸 줄이는 데만 집중했다. 스타틴계 약품을 팔아먹으려는 수작이 기여를 많이 했다. 염증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 당과 가공된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 그래도 염증이 생겨서 산화되면 어떡해? 산화되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지만, 산화되면 문제인 B형 LDL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경우엔 판테틴(pantethine)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한숨만 나왔다. 출처도 없는 글을 읽으면서 시간을 낭비해야 하나? 그래서 평가가 좋은 책을 봤고 잘한 결정이었다. 주장마다 출처를 얼마나 들이대던지, 누군가 검증은 했겠지 하면서 믿으며 넘어갔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으로 한 번도 검증을 안 한 건 아니겠지?

결론은 한 페이지로 나온다. 나 절대 뻥치는 것 아니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주장을 강화하는 구성. 이것도 어떻게 보면 불신의 비용인가?

과도한 업무에 지친 의사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을 매달 확인하며 초록을 훑어볼 시간이 있을 리 만무하며, <미국 임상영양학회지> 같은 학술지에 매년 수백 건씩 발표되는 비타민과 영양소에 대한 연구를 자세히 읽어보는 노력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 불가능하지. 비타민과 영양소는 직접 챙겨야 한다.

  •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콜레스테롤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너무 중요한 물질이라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세포들이 콜레스테롤을 합성할 수 있을 정도이다.
  • 콜레스테롤은 스테롤sterol이라는 물질의 일종으로,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거의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지며, 30%가량은 음식에서 흡수한다
  • 콜레스테롤이 심장질환의 원인이 아니라면, 무엇이 진짜 원인일까? 바로 답을 말해주겠다. 심장질환의 일차적인 원인, 시작은 바로 ‘염증’이다.
  •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그러니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경고나 식품의 영양정보표에서 콜레스테롤 함량을 신경 쓰는 일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 염증으로 인해 손상된 동맥 부위에서 콜레스테롤이 발견되는 이유 중 하나는 콜레스테롤이 독소와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맥의 손상을 콜레스테롤 탓으로 돌린다면, 이는 마치 화재가 소방관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 콜레스테롤은 지방 성분이라 물이나 혈액에 용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혈류에 존재할 수 있을까?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단백질 포장지’로 감싸고, 이를 트리글리세리드 같은 물질과 한 묶음으로 만든다. [.]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할 때 나오는 결과는 ‘지질단백질’로 알려진, 바로 이 묶음 단위이다.
  • 그러나 ‘좋은’ 콜레스테롤이니 ‘나쁜’ 콜레스테롤이니 하는 개념은 전부 다 시대에 뒤처진 생각이다. HDL과 LDL 모두 각각 수많은 ‘하위 유형’이 존재하며 그 유형마다 하는 일도 제각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는 잘못된 이름이 붙은 LDL도 하위 유형이 몇 가지 존재하는데 전부 안 좋은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 A형 LDL은 크기가 크고 부피도 큰 분자로, 폭신한 목화송이와 비슷한 모양이고 인체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다. 반면 B형 LDL은 크기가 작고 단단하며 밀도가 높아서 BB총에 사용하는 총알과 비슷하다. 이 B형이 산화되어 동맥 내벽에 달라붙으면서 손상이 시작된다.
  • 산화된 LDL만이 혈관 벽에 붙어서 플라크를 형성하고 염증을 진행시키고 손상을 유발한다. 산화되지 않은 LDL은 거의 무해하다. 아테롬성 동맥경화증으로 끝나는 그 모든 재난 과정의 시작점은 바로 ‘산화’이다. 그러므로 흡연자라면 LDL 수치 자체는 낮더라도 그 LDL 대부분이 산화로 손상된 상태이므로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이다
  •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인체에서는 인슐린이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인체에서는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인슐린 저항성은 심장질환도 발생시킬 수 있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당뇨병과 비만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모두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이다. 설상가상으로 과도한 인슐린은 체내 염증 반응도 증대시킨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염증은 혈관의 플라크 형성에 주요한 영향을 주고, 심장질환에 있어서는 콜레스테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 트리글리세리드와 HDL 콜레스테롤의 상대적인 비율을 계산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 연구에 따르면 비율이 3 이상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예측은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
  • 다시 말해 트리글리세리드 농도가 높을수록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LDL 콜레스테롤 입자의 농도도 더 높다. 트리글리세리드 농도가 높을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은데, 인슐린이 LDL 콜레스테롤의 손상을 맨 처음 유발하는 염증 반응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후 플라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시작된다.
  • 당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HDL 콜레스테롤 농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오래오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는 세 가지 지표 중 두 가지에는 중대한 영향을 준다. 바로 트리글리세리드 농도와 공복 시 인슐린 농도이다. 그리고 이것은 여러분이 먹고 마시는 당과 가공된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면 분명히 감소한다.
  • 심장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식생활 요인은 바로 ‘당’이다. 당과 가공된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은 염증 반응, 혈당,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트리글리세리드 농도를 낮춘다.
  • 과당과 포도당은 체내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대사된다. 포도당은 곧장 혈류로 들어가서 세포로 전달되지만 과당은 간으로 이동한다. 연구를 통해 과당은 앞서 언급한, 혈관을 손상시키는 최종 당화산물AGEs을 형성할 가능성이 일곱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당은 체내에서 지방과 같이 대사되어 거의 곧바로 트리글리세리드로 바뀐다.
  • 인슐린 저항성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자인 예일대학교 의대의 바먼 새뮤얼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간에 있는 지방(지방간)과 인슐린 저항성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밝혔다. “간에 지방이 저장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깁니다.”
  • 포화지방이 전반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LDL보다 HDL 농도를 높게 만든다는 점에서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포화지방은 LDL과 HDL의 입자 크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크고 밀도가 낮은, 착한 입자는 더 많아지고 작고 밀도가 낮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입자는 줄어든다.
  • 카놀라유는 아주 끔찍한 기름이다. 일반적인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헥산 등 석유 용매를 이용하여 고온에서 유지를 추출하고 정제한 다음, 더 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정제하고, 불순물을 걸러내고, 표백하고, 지독한 향을 없애기 위한 탈취 공정을 거친다. 그나마 먹어도 괜찮은 카놀라유는 냉冷 압착된 유기농, 비非 정제 카놀라유 정도이다.
  • 오메가6는 인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전구체前驅體로 작용한다. 즉 염증 유발 호르몬(특히 프로스타글란딘 PGE2)을 만드는 구성 요소이다. 오메가3의 기능은 그와 정반대로, 인체는 오메가3를 이용해 항염증 물질(프로스타글란딘 PGE1, 프로스타글란딘 PGE3)을 만든다.
  • 리피토가 심장발작 위험도를 3%에서 2%로 낮춘다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33% 낮춘다고 하는 편이 훨씬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는가? 스타틴계 약물이 목숨을 살린다는 광고에 등장하는 일부 연구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 검토한 결과를 읽을 때도 바로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 코엔자임 Q10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적 손상을 막으므로 콜레스테롤이 애당초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방지한다. 의약품으로 LDL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보다는 애초에 LDL이 손상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편이 훨씬 더 영리한 방법 아닌가.
  • 니아신은 1955년, 매일 1천~4천mg을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성분이다. 뒤이은 연구들을 통해 니아신은 트리글리세리드를 20~50%까지, LDL 콜레스테롤을 10~25%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판테틴(pantethine)은 비타민 B5(판토텐산)가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형태이다. [.]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판테틴을 보충 섭취하면 혈액검사에서 상당히 개선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판테틴은 또한 LDL의 산화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 연구에서 피험자들에게 제공된 판테틴의 평균 용량은 하루 900mg이었고 300mg씩 세 차례에 걸쳐 복용하도록 했다. 가장 이상적인 용량으로 판단되며, 필자들도 이 용량을 권한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2015 세종도서 교양부문, 예문아카이브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