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은 만들어진다 - 베네수엘라 미인 사관학교 (KBS, 2006) 간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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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ing plastic surgery is an option.

이제 미인은 더 이상 타고나지 않는다. 그저 인간이 정한 기준에 따라 깎아내고 빚어낸 미인만 있을 뿐이다. 신이 부여한 축복이었던 아름다움은 이제 인간이 획일적으로 정해놓고 도전해야 하는 하나의 목표가 되어 버렸다.

세계 미인대회에 입상한 미녀 중 30%는 베네수엘라의 미녀다. 혼혈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 이런 결과 뒤에는 산업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엄청난 규모의 미녀 산업이 있어서 가능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최고의 미인들만 모인다는 ’낀따 미스 베네수엘라’의 수업 장면을 보여주는데 미인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혹독한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걸 보여준다.

미인대회에 수상할 수 있는 공식을 발견해서 그 공식대로 깎아내고 빚어내는 그들의 기술도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지만, 이 다큐를 보고 있자니 왜 미인 대회가 여성의 상품화를 부추기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체중을 재고 허리선 검사를 하는데, 교관이 여성의 허리를 만지면서 취재진에게 설명하는데, 성희롱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상품을 만드는 장인의 손처럼 느껴진다.

왜 그렇게 미인이 되고 싶어하는 걸까? 아니다. 미인이 아니라 미인대회에 입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미인이 되고 싶어하는 걸까?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을 보면 혹독한 훈련을 거치고 약점을 성형수술을 통해 보완하는 게 당연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90%가 빈민층인 베네수엘라. 정상적인 경로로는 빈곤을 탈출할 수 없는 그들이 미인대회 입상은 유일한 탈출 경로이다. 미인대회 입상만 하면 부와 명예, 그리고 TV 출연 등의 수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인이라 부르는 여자의 생김새와 몸매가 하나로 수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