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든 생각들 - 왜 구두 코너에는 남자 직원이 대다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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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Queen

백화점에 따라 가는 건 참 괴롭다. 간혹 백화점에서 옷과 구두들을 구경하러 다니는 게 즐겁다는 남자가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는 걸로 봐서는 그런 사람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여자들에게 참 사랑받을 남자인데 말이지…

왜 화장품 코너에는 여자 직원들이 대다수일까? 왠지 이건 당연하게도 느껴지는데, 여자 고객들이 대부분이라서 직접 사용해보는 같은 여자로서 전문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고 화장품에 대한 경험담도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피부같이 민감한 부분은 같은 고민을 한 번 해본 적이 있을 수 있는 여자 직원이 더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구두 코너에는 남자 직원이 대다수일까? 이게 너무 궁금했다. 여성 구두 코너에도 남자 직원이 대다수이다. 화장품 코너와 마찬가지로 여자 직원이 있으면 같은 여자로서 경험이 공유돼서 더 친근하게 느껴질 텐데 말이다. “이거 제가 신어봤는데, 처음에는 불편한데 지나고 나니 너무 편하더라구요.” “기본 스타일이라서 옷을 받쳐 입기가 너무 편하더라구요. 요즘 저 이것만 거의 신어요.” 이렇게 얘기해주면 귀가 팔랑거리지 않을까?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일이 고되고 남자 직원이 여성에게 구두를 신겨주는 것이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한다는 정설 때문에 남자 직원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거 뭥미. 좀 어처구니가 없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보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하는 거겠지…

“고객님, 이거 재고가 없으세요.” “어떻하죠? 이거 사이즈가 없으세요.” 그냥 “없습니다.”라고 얘기하면 듣는 사람이 불쾌하게 느낀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람이 아니라 재고나 사이즈를 존대하는 괴상망측한 존댓말을 무척 많이 들었다. 일단 무조건 존대하고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괴로움을 잊으려고 생각을 하니 궁금한 것도 많이 생기고 이상한 것도 많이 보게 된다. 그래도 괴로운 건 괴로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