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라이프 2 (Valve, Windows, 2004) 플레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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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 현재를 기준으로 하면 그냥 봐줄 정도. 세월이 지났으니깐. 나왔을 당시엔 짱먹었을 것 같은 수준이다. 그에 비해 레벨 디자인은 지금 기준으로도 인상적이다. 주변 상황이 가야 할 길을 잘 암시해서 길을 잘 헤매지 않는다. 그리고 시선 유도도 수준급. 예를 들면 유리 위에서 적들이 나타날 때, 바로 안 나타난다. 유리를 조금 떨어뜨려서 시선을 그쪽으로 유도부터 한다. 뭐지? 하면서 보게 되면 그때 적들이 총을 들고 떨어지는 거지.

게다가 현재 잘못된 판단을 한참 뒤에 알게 하지 않는다. 이게 옛날 게임에 많아서 짜증이 많이 났다. 실컷 진행했는데, 30분 전에 잘못한 것 때문에 다시 되돌아가는 거지. 쩝. 이런 경우가 없어서 한방에 풀려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만약 이렇지 않으면 안 가봤던 길을 불안해서 다 가보게 되는데, 이게 참 게임 진행을 느리게 만든다.

진행을 하다 보면 내가 지금 뭐 하는지 까먹게 된다. 보이는 적을 죽이고 길 찾아서 진행하는 것에만 열중. 그래서 한번에 자세히 스토리를 와르르 설명하지 않고 계속 깨우쳐 주는 게 중요하다. 이런 부분도 놓치지 않고 스토리 환기를 계속해서 잘 시켜준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느낀 건데, 정말 컷신이 없다. 캐릭터 움직임을 강제하는 것 없이 NPC가 중요한 대사를 하곤 한다. 문제는 중요한 대사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다른 소리에 묻혀 말소리를 놓치곤 해서 자막을 틀어서 하곤 했다. 중요한 전달에만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컷신을 사용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너무 자제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얘기할 때, 걷는 속도가 안 맞아서 많이 불편했다. 나도 편하게 같은 방향으로 좀 걸어보자. 갔다가 내가 빨라서 기다리고 아님 뒤로 오고 이거 생각외로 많이 불편하다. 6년 뒤의 게임이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Red Dead Redemption)에서 상대방 속도에 맞추는 기능이 생각났다.

정말 재미있게 했다. 하지만 정말 초반에 물리로 문제를 풀게 한 건 최악이었다. 우리 게임에 물리 있어요! 반대편에 벽돌을 쌓아 보세요! 어휴. 이건 정말 내가 생각하는데, 대실패. 여기서 흐름이 다 끊겼다. 신기하고 좋다는 느낌보다는 짜증만 났다.

오렌지 박스에는 버릴 게 하나도 없구나. 팀 포트리스 2 때문에 샀지만 같이 있던 포탈과 하프라이프 2도 정말 대박. 지금해도 촌스럽지 않은 새련된 게임. 정말 안해봤다면 추천하고 싶다.

PS : 3년 전 글을 다듬어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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