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했던 퓨마 샌들

지각을 너무 자주 하는 이유로 고등학교 때부터 등교할 때 슬리퍼를 신었다. 그때 당시에 모든 책을 학교에 놔뒀기 때문에, 가방 없이 슬리퍼를 신고 당당히 들어가면 지각자들을 잡아내던 선생님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 물론 교문에서 지각자를 안 잡아내는 학교일 경우만~ 여기서 느긋하게 커피 두 잔을 뽑고 들어가면서 선생님께 한잔 드리면 더 좋다.

이때부터 슬리퍼가 무척이나 좋아졌는 것 같다. 지각에서 나를 해방 시켜주고, 맨발에 운동화를 신으면 찝찝하고 냄새가 나기 때문에 억지로 신어야 했던 귀찮은 양말의 존재도 잊어버릴 수 있게 해 주었다.

언제부턴가 자꾸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그 이유는 어느새 슬리퍼라는 소중한 존재를 잊어버리고 지긋지긋한 양말에 운동화를 신고 다녔기 때문이더라. 평소에 여자친구와 같이 가면 무척이나 다리 아프고 지겨운 백화점에 즐거운 마음으로 가서 슬리퍼를 하나 샀다. 이왕이면 돈 좀 줘서 예쁜 걸로~

슬리퍼만 신고 다닌 지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너무 편하고 좋다. 냄새나면 괜히 긴장. 아직까진 내가 범인인 적은 없었지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