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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망쳐서 구단을 망하게 해 줄 감독을 찾는다. 감독의 성격은 정반대지만 ’스토브리그 (SBS, 2019)’가 생각난다. 테드는 미식축구 신생팀을 맡은 해에 우승시킨 감독이다. 축구를 하나도 모르는 감독을 선임해서 구단을 망치려고 한다. 하지만?

구단주와 매일 비스킷 타임을 갖는다. 시큰둥한 구단주는 비스킷 맛을 보고 놀란다. 궁금해한다. 이렇게 맛있는 비스킷을 어디에서 사는 걸까? 구단주는 그렇게 매일 테드와의 면담 시간을 기대한다. 멋진 전략이다.

테드는 항상 긍정적이다. 예측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런 예측 가능한 모습이 유쾌해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어떻게 싫어할 수 있을까? 유머를 엄청나게 섞어서 얘기하는데, 나랑 유머 취향은 많이 엇갈린다.

사람들은 항상 나를 얕봤던 것 같은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한동안 이해를 못 했었어요. 한때는 짜증 나기도 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우리 아들내미 학교 데려다주는 길에 큰 벽에 새겨져 있는 월트 휘트먼의 명언을 보았어요. ’판단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져라’ 마음에 들던데요.

(다트를 던진다. 명중.)

그 글귀를 읽고 다시 차에 타서 출근하는데 깨달았어요. 나를 깔보던 그 수많은 사람들. 단 한 명도 나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는걸. 이미 세상의 이치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기 방식대로 이것저것 판단하고 이 사람 저 사람 비판하는 사람들이었죠. 내가 누구였든 간에 그 사람들은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정말 나에 대해 궁금한 게 있었다면 물어봤을 거 같아요. ’다트 많이 해봤어?’라고.

(다트를 던진다. 명중.)

그랬다면 ’네, 열 살 때부터 6년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버지랑 매주 일요일 오후 스포츠바에서 게임하곤 했죠’라고 대답했을 겁니다. 바비큐 소스.

(다트를 던진다. 명중.)

테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트 휘트먼의 명언대로 테드는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호기심을 갖고 대했을 것 같다. 대답도 테드답다. 다트를 많이 해봤냐고 물어보면 솔직하게 자신과 내기하면 안 되는 그의 경험을 얘기해줬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