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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모든 결과를 아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모든 게 될 수 있는 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까? 다중 우주를 오락적으로 재미있게 풀어서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재미있다. 생각할 거리를 하나라도 집어 들고 곰곰이 생각하면 감상문을 어떻게 남겨야 할지 엄두가 안 나는 영화이기도 하다.

리뷰 해석을 보고 허무주의에 관한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모든 게 될 수 있고 모든 걸 경험하니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파괴적 허무주의와 그러니깐 모든 가능성이 다 소중하다는 긍정적 허무주의의 대결이다. 동의한다. 훌륭한 해석이다. 허무주의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영화다.

가상 세계인 매트릭스에서는 시스템을 해킹해서 경험과 지식을 순식간에 내려받는다. 반면 이 영화에서는 멀티버스를 검색한다. 수없이 많은 선택에서 다른 선택을 한 나 자신이 가진 능력을 가져오는 것이다. 멀티버스에서 대체 인생을 검색해서 능력을 가져오는 인상적인 장면을 보니 인터넷이 떠올랐다. 난 하나뿐인 개성을 가진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존재이고 싶다. 무대가 작을수록 유일한 사람이 되기가 쉽다. 하지만 인터넷이 연결한 세계에서 내가 가진 아이디어와 생각과 개성은 조금만 검색하면 발견하기 십상이다. 내가 하는 것들이 어딘가에서 누가 이미 했다고 생각하면 과연 이게 의미가 있을까? 내 대체 인생을 검색하는 것처럼 허무하다.

웨이먼드 왕(키 호이 콴)의 대답에서 허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얻었다. 전략적으로 밝게 살기. 결과 보다는 행동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 누가 이미 했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다 보면 분명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게 생길 수 있다. 전략적으로 행동에 의미를 둬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