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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몽산포에 가서 재미있게 놀았다. 애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 물때만 잘 맞추면 된다. 동해안에서 물놀이하는 것보다는 신경 쓸 게 아무래도 적었다. 작년에 못 간 아쉬움에 5월 연휴를 노리고 미리 민박 예약을 해서 다녀왔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탈 일이 별로 없어서 만만하게 봤다가 길에서 시간을 많이 내버렸다. 2023년에는 별생각 없이 가고 정체가 조금 있었지만 경부고속도로를 타면 겪는 약간의 정체 정도라서 3시간 정도 운전해서 갔던 것 같다. 이번에 악명을 제대로 체감했다. 왜 서해안고속도로를 평범한 시간에 타면 안 되는지 알겠다. 5시간은 넘게 걸린 것 같다.

겨울의 찬 기운이 아직 땅에 남아있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해루질을 하러 갔다. 삽질을 열심히 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허탕이다. 수렵과 채집으로 먹을 것을 구하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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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만 구워 먹는 우리가 안 돼 보였는지 갯벌 전리품으로 바구니 가득히 맛조개를 잡아 온 옆방 어르신이 먹어보라고 맛조개를 주셨다. 팁이나 얻자 싶어 이것저것 물어봤다. 10년째 몽산포로 맛조개를 잡으러 오는 마니아 가족이었다. 삽질해서 물길을 내서 물을 빼고 맛조개를 잡는 정석파였다. 그리고 서해안고속도로가 항상 많이 막히니 새벽 6시에는 출발한다고 했다. 여기 오려면 이렇게 해야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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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애들은 갯벌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맛조개가 없어도 되네. 그냥 갯벌만 있으면 되는 거였다. 차를 타고 멀리까지 오지 말고 근처에 갯벌이 있는 서해 바닷가에 데리고 가도 충분히 즐거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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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k은 연날리기에 신이 났다. 유치원에서 지난주에 있었던 일을 발표할 때도 아빠랑 연을 날린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수원 화성에 갔어도 됐잖아.

루틴에 변화를 주는 게 여행이다. 낯선 곳에 짐을 풀고 낯선 환경에 잠시나마 적응해 본다. 2023년에 갔던 것만큼 보람차진 않았지만 비교했을 때나 그런 것이지 이번 여행만 생각하면 재미있게 잘 놀다 온 것 같다.

만약 다음에 서해안고속도로를 탈 일이 있으면 새벽 6시에 출발해야겠다. 그리고 갯벌체험을 시키고 싶으면 가까운 곳부터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