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랫폼 (갈데르 가스텔루-우루티아, 2019) 감상문
여러 층으로 이뤄진 건물이 있다. 중간이 뚫려 있다. 그 구멍으로 음식이 가득한 식탁이 내려간다. 모두 나눠 먹으면 충분한 양의 음식이다. 하지만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어둔다. 그래서 밑으로 가면 식탁에 먹을 것이 없다. 한 층에 두 명씩 배정되는데, 한 명만 남곤 한다. 살기 위해 서로 죽이기까지 한다.
왜 나눠 먹지 못할까? 일정 간격으로 무작위로 배치되는 시스템이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밑에 사람을 위해 조금만 먹는다고 해도 나중에 무작위로 배치돼서 내가 아주 밑층으로 배정된다고 했을 때, 얼굴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날 위해 음식을 남겨줄까?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 층에 맞는 삶을 산다. 윗층에 배정되면 귀족처럼 살고 아랫층에 배정되면 노예처럼 산다.
마지막에 보내는 메시지는 이해가 잘 안 된다. 돈키호테처럼 주인공은 환각을 보고 이기지 못할 거대한 대상인 플랫폼에 대항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