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 캐스린 비글로우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도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긴장감에 중독되면 일상생활은 무료하기 짝이 없겠다. 복귀 후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는 장면에서 지나친 무료함이 느껴졌다.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대원이라 더할 수도 있다. 주변을 날려버릴 폭발물이랑 다이다이를 떠야 하는 상황이 수시로 벌어진다.
유능한 또라이가 생각났다. 오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적당량의 두려움이 없다. 팀원들만 괴롭다.
끝없이 상대방을 기다리는 저격 대결을 보고 있자니 피 마른다. “이제 적이 없으니 철수하자” 이렇게 말하고 일어나는 순간 바로 저격총에 황천길로 갈 수 있다. 그래서 계속 참아가며 상대방을 기다린다.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있으면 죽으니깐. 거의 도박 수준이다. 이 정도 기다렸으니 적이 없겠지.
Did you have the title in your head the whole time?
Pretty early on. It’s something I heard in Baghdad a couple of times, and it stuck with me, that phrase, the hurt locker. It means the place of ultimate pain — a painful place.
작가는 허트 로커를 고통스러운 곳으로 사용했다. 이런 장소에서는 사명감보다는 중독이 더 잘 버티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