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사이더스 (Vigil, Xbox 360, 2010) 플레이 후기
처음엔 갓오브워가 생각나더니 조금 지나니깐 젤다가 생각나는 게임이었다. ’적절하고 쉬운 퍼즐이 게임 재미를 살렸다.’ VS ’난데없이 어이없는 퍼즐이 등장해 게임 흐름이 다 끊긴다. 난 신나게 칼질하고 싶단 말야.’ 루리웹에 보니 퍼즐 때문에 좋다 싫다가 갈리더라. 난 후자. 플레이 타임을 늘이기 위해 퍼즐을 넣었는데, 짜증만 안겨 주더라. 신나게 칼질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래픽은 마음에 든다. WOW가 생각나는 체형. 어깨가 많이 강조된다. 이런 체형이 칼질 액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다부진 체형이라 칼질과 돌진 애니메이션에서 힘이 느껴진다. 대전은 갓 오브 워가 방식인데, 대충 따라 한 게 아니라 제대로 따라 해서 시원시원하다. 석상에 칼을 쥐여주는게 퍼즐 토큰인데, 참 느낌 나게 멋지게 만들었다. 스파 먹물 이펙트가 생각나는 날개 이펙트도 멋졌다. 이펙트 센스는 좋은 편.
반면 셰이딩이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이다. 이게 안 그래도 밋밋한데 실내에 가니 주변광(ambient)만 있는 것처럼 완전 병 맛. 뒤에는 실내 라이트를 좀 심어 놓던데, 처음에는 정말 심하더라. 실내에서도 아예 그림자를 빼버리던데, 허공에 붕 뜬 느낌이 난다. 발 쪽에만 살짝 표시해주면 훨씬 좋았을 텐데 말이다. 캐릭터 외곽선도 심하게 지글거리는 편.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 시스템은 1:1 카메라. 전방 앞으로 칼질이라서 한 명을 주목해서 전투하기가 어려운데, 키를 누르고 있으면 카메라 타겟을 고정해 준다. 움직임도 타겟 중심. 이런 액션 게임에 특히 잘 어울리는 시스템이다. 사용자 배려는 부족하다. 상호 작용 디자인 패턴(interaction design)을 읽고 적용했으면 훨씬 나았을 텐데. 도중에 게임 난이도를 못 바꾸는 건 너무했다.
’고’냐 ’스톱’이냐 고민하다가 그다지 재미를 못 느껴 그만하기로 했다. 하다못해 도중에 게임 난이도만 바꿀 수 있었음 끝을 봤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