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지리산 1박 2일 코스 등산 후기
10월 2~3일에 지리산을 1박 2일 코스로 다녀왔다. 4일부터 출근이라서 회사에 다니면서 이런 기회를 만들기는 쉽지 않겠다 싶어서 재빨리 일정을 잡아서 슉~. 회사 일에 치이다 보니 이제야 산행일기를 적는다.
코스로는 ’백무동 -> 하동바위 -> 참샘 -> 장터목 대피소(1박) -> 천왕봉 -> 장터목 대피소 -> 유암폭포 -> 범천폭포 -> 중산리 계곡 -> 중산리’.
원래는 2박 3일로 지리산 종주를 꿈꿨는데, 10월 1~3일 기간이 토, 일, 월(공휴일) 이라서 엄청나게 사람들이 몰렸다. 대피소 예약이 장난 아님. 흑흑 그래도 장터목 대피소는 운이 좋게 들어가서 1박 2일로 잡았다. 장터목 대피소가 천왕봉 일출 때문에 지리산 대피소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곳.
15일 전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대피소 예약이 가능.
집이 포항이라서 백무동까지 가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구글님 한테 물어서,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백무동으로 바로 가는차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그래서 새벽에 포항에서 출발해 대구로 갔는데 코스랑 시간이 벽에 떡하니 붙어 있는데 표 끊어주는아가씨가 이제 백무동으로는 운행을 안 한다고 한다. 니미. 그래서 대구 -> 함양 -> 백무동 으로 갔다. 대구 서부 정류장 - 불친절에다가 꼬질한 시설 정말 맘에 안 들어.
백무동 매표소
초보자들이 많이가는 1박 2일 코스라고 한다. 그런데, 이거 지리산 정말 험하긴 험한 산이라고 하더니 이름값을 제대로 하더라. 산행을 많이 해본사람들은 어려운 코스가 아니라 쉬운코스라고 할 지 모르지만, 처음 산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코스. 그러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산행을 하는 게 좋다. 뭐~ 극기 훈련을 하러 온 건 아니니깐.
일관성 있네. 계속 이런 길.
이 능선 코스는 짧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번 산행에서 느낀점은 산행을 하면서 그냥 경치 구경이나 좋은 공기, 이런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산행을 하는 다른사람들과의 만남이라는 것을 느꼈다. 힘든 코스는 나만 힘든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힘들기 때문에 보면 좀 쉴만한 곳은 항상사람들이 쉬고 있다. 그럴때 일행과 같이 앉아 쉬면서, 모르는 다른 분들과 이야기 하는 재미가 쏠쏠. 그리고이번에 이런일이 있을것 같아서 무게도 별로 안 나가면서 영양가도 좋은 초콜렛을 잔뜩 사갔는데, 쉴때마다 같이 쉬는 분들에게 나눠주니 정말 좋아하더라. 그냥 먹어도 좋은데, 항상 받은분이 간식거리로 챙겨온 과일이며 김밥, 주먹밥등을 나눠 준다. 같이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 정말 좋았다. 산은 사람의 마음까지도 열어 주나 보다.
장터목 대피소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그런지 예약을 안하고 오신 분들도 많았다. 내 생각에는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침낭등을 준비해 와서 예약안 하고 그냥 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텐트는 못치게 되어 있는데 몰래 구석구석에 텐트를 치더라. ㅎㅎ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정말 춥기도 하고. 여름이라도 여기까지 오면 반드시 두꺼운 옷은 꼭 들고 와야 할 것 같다. 대피소 사무실에서 초코파이를 비롯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파는데. 가격이 장난 아님. 초코파이 하나가 500원..
대피소에서 일찍 자고 3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보러 갔다.
천왕봉 일출 처음 산행에 운좋게 봤다. 바닷가에서 자라 바다 일출을 많이 봤는데, 산 정상에서 보기는 처음. 정말 다른 감동이 느껴진다.
중산리 계곡은 산을 내려오면서 경치 구경하기가 정말 좋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 내려가면서 이쪽으로 올라오는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여기가 백무동으로 올라오는거 보다 더 힘든 것 같아 보였다. 정말 중산리 계곡은 일관성있는 경사.
정말 지리산은 한번 가보고도 다시 또 가보고 싶은 산. 역사적인 아픔도 많다. 담에는 산장이 아니라 밖에서 잘 준비를 해서 2박 3일 코스로 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