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스 시즌 1 (HBO, 1999) 감상문
바보상자의 역습에서 유명한 드라마로 계속 언급을 해서 알게 됐다. 마침 볼 기회가 생겨서 시즌 1을 쭉 달렸다. HBO에서 만들었구만. 일단 안심. 다큐는 BBC를 믿고 미드는 HBO를 믿는다.
첫 번째 에피소드. 참 잘 만들었다.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독특했다. 상담하면서 주인공 배경과 직업을 소개한다. 상담이라고 하나 정직하게 얘기하면 안 돼. 마피아가 하는 일을 정직하게 얘기할 순 없으니깐. 조곤조곤 별일 아닌 듯 얘기하지만 다 과격한 일.
마피아라 해서 매일 총질하는 건 아니구나. 총질 몇 번 안 나온다. 총질보단 갈등이 많아서 이야기가 풍부하다. 마피아도 참 힘들구나. 아들 걱정, 돈 걱정, 부모 걱정. 자극적이지 않다는 얘기 같지만 사실 마피아가 직업인 자체로 충분히 자극적이긴 하다.
정신과 상담을 통해 주인공 속마음을 얘기하는 장치가 훌륭하다. 포커페이스가 중요한 마피아 생활과 자기 심리를 솔직하게 얘기하는 정신과 상담이 훌륭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사실 쪽대본이 판을 치는 삼류 드라마에선 주인공 속마음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혼잣말로 처리하곤 하지. 간혹 너무 혼잣말을 많이 해서 사람이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나무랄 데 없지만 시즌 1은 좀 부족한 느낌. 시동을 걸고 있는 게 느껴진다. 뒤에 가면 재미가 폭발하겠지? 벌려놓은 다른 미드들 마무리하고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