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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016년 5월에 이어 세 번째 제주도 여행이다. 느긋한 일정을 예상했지만 오후 8시 이전에 숙소로 들어간 적이 없다. 캔디원, 스누피가든, 환상숲 곶자왈공원, 헬로키티아일랜드를 처음 가봤다. 여러 번 가본 용눈이오름, 송악산, 산방산은 여전히 좋았다. 멀리서 돌고래가 헤엄치는 것을 처음 봤다.

캔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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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원에서 캔디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캔디 반죽이 있는 게 신기했다. 여러 색깔 캔디를 겹쳐 만든 두꺼운 반죽을 길게 늘어뜨려서 자른다. 첫째가 무척 재미있어했다.

스누피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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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를 어느 정도 좋아해야 19,000원의 입장료를 흔쾌히 낼 수 있을까? 실내는 스누피가 많은 평범한 공간이다. 실외는 생각보다 큰 야외 공원에 스누피를 얹어놨다. 산책길은 생각보다 좋았다. 하지만 다음에 이 돈을 주고 또 가라면?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을 했다.

집에 와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스누피 가든에서 찍은 사진 양이 어마어마하다. 눈탱이를 맞았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사진을 찍어서일까? 아니면 이렇게 남길 사진이 많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사람들이 그 돈을 지불하고 찾아오는 것일까?

용눈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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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면 빠지지 않고 들리는 오름이다. 나무가 많이 자랐다. 15분 정도 힘들게 올랐지만 찍은 사진의 만족감은 한두 시간 힘들게 오른 산에서 느끼기 힘든 만족감이다.

아래는 예전에 찍은 용눈이오름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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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가장 잘 나왔다. 나무가 없고 노란색이 많이 섞여서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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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날씨가 정말 중요하다.

환상숲 곶자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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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Jeju Gotjawal)은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지형이 만들어지면서 나무,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을 이룬 곳을 지칭하는 제주어이다. 숲을 뜻하는 제주어 ‘곳’(곶)과 덤불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제주 고유어이다.

곶자왈 - ko.wikipedia.org

평소 가던 숲이랑 뭔가가 다르다. 해설을 들으니 해상도가 확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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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는 걷기 좋게 흙을 깔았다. 나무가 있는 곳은 자연 그대로이다. 바위만 있다. 원시림 느낌이 나는 독특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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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돌며 자라는 칡나무와 등나무를 처음 봤다. 먼저 돈 쪽이 죽는다. ’갈등’의 어원이라고 한다. 같은 쪽으로 돌아도 먼저 돈 쪽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헬로키티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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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스누피가든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입장료가 비슷하다. 여긴 정말 찐팬만 들어갈 것 같다. 입장료가 비싼 이유는 간단하다. 이렇게 비싸도 찾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기념품샵에만 들렀다.

노을해안로에서 본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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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리 방파제에서 멀리나마 헤엄치는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 잘 나타난다. 마침 근처라서 영락리 방파제로 갔다. 물 위로 뛰는 날치만 간간히 보이고 돌고래가 보이지 않는다. 신창풍차해안도로나 가자.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최적화된 길이 아닌 해안도로로 달렸다. 좀 느리더라도 해안도로로 달리면서 바다나 보자면서. 주차된 차들이 많이 보인다. 바다 쪽으로 핸드폰을 들고 뭔가를 찍는다. 둘 중 하나다. 외계인이 나타났거나 돌고래가 나타났다. 차를 세우고 바다를 바라봤다. 돌고래 등지느러미가 보인다. 돌고래다! 사진은 느낌이 안 나서 동영상을 찍었다.

송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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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016년 5월에 이어 이번에도 들렀다. 갈 때마다 좋다. 시원하고 풍경이 수려하다. 산도 높지 않다. 산책코스가 시작되는 안내판이 나올 때까지만 올라가도 충분하다. 형제섬과 산방산이 보인다. 그리고 송악산에 있는 기념품 가게가 싼 편이다.

산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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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에 용머리해안은 1시부터 오픈한다고 적혀있다.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용머리해안은 포기하고 산방산으로 갔다. 근처에 있다.

뜬금없이 우뚝 솟은 산방산은 신비롭다. 절 같이 뭐라도 짓고 싶게 생겼다. 산삼 같은 것도 산방산에서 캐면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산방산에 있는 절에 올라가서 풍경을 보고 내려왔다.

돌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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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묵은 돌담이네. 뒷마당이 있어서 좋다. 애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다. 저녁에는 여기서 바비큐를 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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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아침에 찾아왔다. 사장님이 바비큐 자리에 고기를 놔두고 자리를 비우지 말라고 했다. 반드시 한 명은 고기 굽는 자리를 지키라고 했다. 고양이가 고기를 물어간단다. 그 고양이가 바로 너구나.

새벽에는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아침에는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애들에게 강력한 모닝콜이다. 허겁지겁 고양이에게 줄 먹이를 찾는다. 육포를 뜯어준다. 우리가 육포를 가져왔구나. 운전할 때 졸리던데 나한테나 뜯어주지. 고양이가 나보다 육포를 더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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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이네는 큰길은 아니지만 작은 길가에 바로 붙어있다. 인도가 부실한 작은 도로다. 뒷마당은 도로 반대편에 있다. 차 때문에 불안하단 생각이 들진 않는다. 밤에 차 소리가 좀 들리지만 그리 나쁘진 않았다. 건물도 지은 지 별로 안 되는 것 같다. 깨끗하고 사장님도 친절하다. 다만 매트리스에 돈을 너무 아꼈다. 허리가 아팠다.

제주신라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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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은 심심하고 고급스럽다. 밤까지 야외 수영장을 열어 놓는다. 저녁 먹고 술도 한잔하면서 밤늦게까지 야외 수영장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겐 너무 심심하고 연인에게는 저녁 이후가 좋을 수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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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물놀이라도 물 안에만 있으면 체력이 녹아내린다. 물에 몸을 좀 담갔더니 허기가 진다. 5만 원이 넘는 치킨 맛이 훌륭했다. 물놀이하면서 먹으면 어떤 음식이든지 맛있다. 잘 튀긴 퍽퍽한 살이 없는 순살 치킨이라서 이렇게 맛있는지 물놀이하면서 먹어서 맛있는지 헷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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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듣던 망고 빙수를 먹었다. 투숙객 10% 할인을 해도 7만 원이 넘는다. 어마어마하다. 전체가 망고일 줄 알았는데, 안에는 빙수다. 하긴 전부 망고면 빙수도 아니다. 하지만 푸짐하다고 생각했던 족발 접시에서 몇 점을 먹고 나니 만화에서 개들이 물고 다닐법한 크기의 뼈가 나왔을 때의 배신감이 떠올랐다. 가성비가 떨어질 뿐이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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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이 잘 되어 있다. 저녁 먹고 걷고 다음 날 아침 먹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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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벤치가 있다. 애들을 재우고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들고 쉬리 벤치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다. 고향 바닷가에서 맥주 한 캔을 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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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주기 체험에 참여했다. 거창하지 않고 애들이 딱 만족할 만큼만 준비를 잘했다.

2023년형 카니발 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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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을 다섯 명이 갔다. 대형 세단보다는 3열이 있는 차가 더 편할 것 같다. 내가 평소에 모는 차보다 커서 부담은 됐지만 슈퍼 면책이라는 최상위 면책을 넣고 한 번 몰아보자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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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가 넓어 쾌적하다. 한 열에 좌석이 두 개만 있어서 좌석을 접지 않고 3열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차체가 높아서 시야가 넓다. 그만큼 승차감은 나빠지지만 돈을 많이 주지 않는 이상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애플카가 연결돼서 익숙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었다.

400km 정도 주행을 했다. 기름값은 5만 원이 들었다. 실제 주유는 4만 원을 했다. 차량을 받을 때보다 한 칸이 적어서 만 원을 추가로 결제했다. 한 칸을 채우는데 만 원 이상 들어서 반납 차량 기름을 주유소에서 채우지 말고 칸당 만 원을 내는 게 더 싸겠다고 생각했다.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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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마일리지로는 제주도까지 갈 수 있다. 올해가 지나면 소멸될 항공 마일리지를 써서 다녀왔다. 국내선이라 1시간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하니 느긋하게 탑승수속을 진행할 수 있었다.

김포공항 화물청사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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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화물청사 주차장을 사용했다. 공항에 가족과 짐을 내리고 혼자 주차하고 걸어왔다. 별로 안 멀다. 15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다.

4일 주차해서 54,000원이 나왔다. 주차 요금 결제 후에 서류를 인터넷에 접수하니 다자녀 50% 할인을 받았다. 주차비로 27,000원을 냈다.

마치며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지 않는다. 먹겠다고 줄 서서 기다리지 않는다. 먹는 걸 별로 신경쓰지 않은 여행이다.

좋아서 여러 번 가 본 용눈이오름과 송악산은 여전히 좋았다. 이번에 처음 가 본 환상숲 곶자왈공원은 다음에도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