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드 카본 시즌 1 (2018) 감상문
인간의 영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소가 개발됐다. 그 저장소만 있으면 육체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육체를 바꿀 수 있다고 했지 모두가 자신이 바라는 좋은 육체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돈이 되는 대로 육체를 가리지 않고 갈아타기도 하고 육체 업그레이드를 걸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육체의 생명을 걸고 싸우기도 한다.
사피엔스 책이 생각났다. 죽음이 사라진 미래에는 불평등이 더 심화된다. 육체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만, 영혼을 저장하는 저장소가 파괴되면 영원히 사라진다. 치명적인 약점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돈만 있다면 이 저장소까지도 백업할 수 있다. 돈만 충분하다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저장소를 백업한다. 부의 재분배에 영향을 주는 죽음마저 사라진 우울한 미래다.
이렇든 심해진 불평등은 특권층을 만든다. 이 세계관에선 므두셀라라고 부른다. 독특한 발음이다. 성경에 언급된 인물 중 가장 장수한 인물에서 따왔다. 영생까지 누리니 어마어마한 특권층이다.
주인공인 ’다케시 코바치’는 의식 보류 상태에 있다가 깨어난다. 므두셀라 살인 사건 의뢰를 받는다. 다케시 코바치는 왜 의식 보류 상태에 있었을까? 저장소로 불평등이 더욱 커지는 사회 시스템을 반기를 든 반란군 엔보이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므두셀라의 권력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난다. 자신의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반란군의 의식 보류 상태쯤은 가뿐히 풀어버린다.
다케시 코바치가 타투를 하는 장면에서 이런 세계관에선 타투의 의미가 남다르겠단 생각을 했다. 육체는 바뀌지만, 그 육체에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똑같은 타투를 남길 수 있다.
가상 세계 고문은 어마어마하다. 끝나지 않는 고문이다. 육체는 상하지 않겠지만 정신을 헤집어 놓는다. 가상 세계 고문에 대한 규제가 없는 거로 봐서는 특권층인 므두셀라가 가상 세계 고문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