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2021)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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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가 2021년에 재미있게 읽은 책(GeekNews)에 있는 걸 메모했다가 최근에 읽었다. 마션 (리들리 스콧, 2015) 원작 작가인 앤디 위어의 소설이라서 기대가 됐다.

중학교 과학 선생이 기억을 잃은 채 우주선에서 깨어난다. 지구가 아니다. 게다가 여기는 태양계도 아니다. 회복되는 기억으로 인류를 구하려고 이곳에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1장을 읽고 난 뒤에 음악이 들리고 스탭롤이 올라가는 기분을 느꼈다. 다음 내용이 기대돼서 오줌도 참아가며 볼 것 같다. 정말 훌륭한 프롤로그다.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니 재미의 대부분이다. 실험하고 발견하고 실행하고 문제를 고치고 반복해서 인류를 구하는 답에 접근한다. 절정도 뜬금없는 게 아니라 부수효과(side effect)로 생긴 위기로 만들어지는 게 특히 마음에 들었다. 무엇이든 계산하는 주인공의 부지런함과 호기심을 보니 난 너무 게으르게 살지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된다.

인류를 구원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에바 스트라트가 기억에 남는다. 인상깊은 인물이다. 한가지 흔들리지 않는 목표를 뇌에 하드 코딩한 것 같다.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선택지를 그녀에게 주었을 때, 고르는 답이 예상된다. 예측이 가능한 사람. 그사람이 나를 임무 때문에 힘들게 하더라도 힘든 와중에 문득 그런 생각은 들 것이다. 이 임무를 그녀가 총괄해서 다행이긴 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