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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실패할만한데, 만드는 3D 애니메이션마다 성공하는 기막힌 회사 픽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다큐멘터리로 픽사의 문화에 대해 어찌 다 알 수 있겠느냐마는 다큐에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아침마다 영사실에 감독과 애니메이터들이 모이고 완성한 장면을 같이 보는데 이때 누구나 솔직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원래 양키들은 교육을 이렇게 받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피드백이 잘 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한다면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뜻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가 어려워 그저 감상 시간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교육을 뭐 이렇게 받느니 양키는 원래 저렇다느니 이런 말은 다 때려치우고 이런 문화를 회사나 스튜디오에 정착시킬 수 있다면 오가는 피드백으로 작품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디렉터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건 당연.

벅스 라이프를 찍기 위해 회사 뒷마당을 관찰했는데, 곤충들의 시각을 보기 위해 ’버그캠’이라는 초소형 비디오카메라를 주문해서 촬영했던 일도 인상적이었다. 곤충 도감이나 다큐멘터리만을 봤다면 버그캠으로 직접 봤던 곤충들의 시각을 제대로 표현 못 했을 것이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낸 “니모를 찾아서”를 만들고 나서 외부 인사인 브래드 버드를 초청해 인크레더블을 만들었던 일은 나로선 충격적이었다. 이게 단편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작품인데, 내부에서 검증된 사람을 디렉터로 쓰지 않고 물론 실력은 있겠지만, 외부에서 사람을 초청해 디렉터를 맡기다니… 예전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똑같은 걸 반복하거나 자만할 수 있으니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좋은 말도 있었지만 나는 과거를 회상하며 어려웠던 그때를 담담히 얘기해주는 현재의 그들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과거에 실패했으면 촬영도 안 했겠지만, 피땀 어린 노력으로 성공을 거뒀기에 저렇게 지난 일을 얘기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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