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spective 2022년 회고
작년에 결심한 2022년
600km 달리는 게 목표였는데, 152km밖에 못 달렸다. 재택근무가 없어지고 출퇴근하니 달리기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꺾였다. 운동량이 부족해 달리기라도 해야 살 수 있겠다는 생존 본능이 사그라들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니 운동량은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새벽에 달리면 상쾌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달리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다른 차원의 다짐과 습관 만들기 노력이 필요하다.
팔굽혀펴기 100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근력 운동이 왜 이렇게 하기 싫을까? 월, 화, 수 이렇게 일주일에 3번을 조금씩 개수를 늘려서 해보려고 했다. 잊어먹기도 하고 하기 싫어서 미루다 보니 50개 정도밖에 못 했다.
python 공부를 하다가 다시 elixir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업무에 사용하는 언어가 C#으로 바뀌니 사이드 프로젝트 언어를 다시 배울 여유가 사라졌다. 지금까지 공부한 elixir 지식이 아까워서라도 이걸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기 있는 언어를 속 편하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시간 확보에 실패해 python을 배워 사이드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건 더 미뤄야겠다.
이직
2022년 9월에 넥슨게임즈로 이직했다. 넥슨, 엔씨, 엑스엘게임즈, 넥슨게임즈로 4번째 이직이다.
이제까지 주로 클라이언트와 서버를 나누지 않고 같이 구현하는 프로세스를 가진 팀에서 일했다. 마비노기, 문명 온라인, 달빛 조각사가 그랬다. 클라이언트 엔진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엔씨에서만 구현 바운더리가 엄격했던 기억이다.
서버 팀장으로 입사했다. 달빛 조각사에서 프로그램팀장으로 있다가 직책을 놓고 개인 기여자(Individual Contributor, IC)로 돌아갔을 때, 얼마나 후련하고 좋던지. 하지만 다시 개인의 성과보다는 팀의 성과로 평가받는 매니저로 일하게 됐다. 개인 기여자가 마음 편하고 좋지만 매니저를 마냥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매니저로 이직했다. 스튜디오와 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으니 내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는 더 좋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다시 시작한 수영
첫째가 수영을 다니고 있다. 몇 번 픽업을 하러가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몸이 근질거린다. 살려면 운동을 하긴 해야 할 텐데 규칙적인 아침 달리기를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11월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과거의 내가 들으면 기절초풍할 새벽 6시에 수영 강습을 받고 있다. 출근 시간 때문에 이렇게 잡았다. 양재에 있는 회사로 이직했다. 저녁 7시에 퇴근하면 애들은 이미 저녁을 먹어서 아내가 내 저녁을 다시 차려야 한다. 저녁 6시에 퇴근하면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지하철을 한 대 보내고 다음 지하철에 겨우 타서 집으로 온다. 이렇게 퇴근하며 살기는 싫다. 그래서 저녁 5시 퇴근으로 잡으니 오전 8시에 출근해야 한다. 6시 수영 강습을 받으면 7시에 마치고 회사로 오면 8시가 된다. 그래서 6시 수영 강습을 받고 있다.
연수반에 다시 들어가려니 체력이 걱정된다. 마침 평영을 배우는 중급반이 있어서 신청했다. 네 가지 영법 중에서 평영이 가장 약하다. 보강하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다. 다시 재미있게 하고 있다.
NDC22 발표
달빛조각사에서 서버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이란 주제로 NDC22에서 발표했다.
서버 통합 테스트를 개선하는 작업을 사이드로 꽤 오래 했다. 배운 게 많아서 정리하고 싶다. 그래서 NDC에서 발표했다. 발표자료 작성과 발표 연습을 포함해서 30시간 정도 사용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피크친 3월 말에 온 가족이 걸렸다. 몸을 엄청 사렸는데, 걸리다니 억울했다. 술 약속은 물론 식사 약속도 안 잡았다. 커피 한잔할 일이 생기면 산책을 하면서 얘기했다.
아내랑 나는 별로 걱정이 안 됐다. 어린 첫째와 둘째가 걱정이었는데, 무사히 잘 넘어갔다. 걸리고 나니 홀가분해졌다. 6개월짜리? 자연 면역이 생겼으니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둘째는 어린이집을 내년에 보내려고 했는데, 격리가 풀리자마자 어린이집에 입소시켰다.
나만 아팠으면 하는데,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까지 아프게 하는 전염병이 참 무섭다.
가족 여행
강원도 속초시, 평창군으로 1박 2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둘째가 집이 아닌 곳에서 잘 먹고 잘 잘지 걱정이 많았다. 괜한 걱정이었다. 잘 적응해서 앞으론 2박 이상으로 가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첫째 친구 가족과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린랜드 펜션에서 1박을 했다. 낮에 물놀이로 애들 힘을 다 빼놨다. 저녁에 고기를 구워 먹고 애들에게 방을 주고 어른은 마루로 나왔다. 낮에 물놀이로 힘이 빠지니 애들은 알아서 잔다. 마루에서 어른은 맥주를 마신다. 속 편한 여행이었다.
leetcode
leetcode 사이트에서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문제를 푸는 게 목표였다. 2022년에 푼 문제 수를 세어보니 23문제다. 절반 정도 달성했다.
이직 생각이 없을 때부터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시작했다. 이직할 때마다 코딩 테스트 대비 때문에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바짝 한다. 그리고 취업이 되면 잊고 지낸다. 다시 이직할 때, 공부를 시작한다. 평소에 준비가 될 수 있게 꾸준히 풀고 싶었다. 알고리즘 문제 풀이 감각을 항상 스탠바이 시켜 놓고 싶었다.
책
C#, elixir, python, 관리, 소설책을 읽었다.
- 이펙티브 C# (빌 와그너, 2017)
- C# 동시성 프로그래밍 2/e (스티븐 클리어리, 2019)
- 파이썬 코딩의 기술 (브렛 슬라킨, 2015)
- Testing Elixir (Andrea Leopardi, Jeffrey Matthias, 2021)
- Designing Elixir Systems with OTP (James Edward Gray II, Bruce A. Tate, 2019)
- 송곳 (최규석, 2013)
- 상류 아이 (우샤오러, 2021)
-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2021)
- 몽키 비즈니스 (윌리엄 언컨 3세, 2001)
밥벌이가 elixir에서 C#으로 바꼈다. 언어 숙련도를 높이고 싶어서 올해 C# 책을 읽었다. python은 공부하다가 마음이 바뀌어서 책 리뷰는 안 쓰고 메모만 적어둔 채 방치 중이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elixir로 짤 수 있다면 elixir가 1픽이다. elixir는 계속 공부하면서 쓸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프로그래밍에 관련이 없는 책도 좀 읽었다. 빌게이츠가 추천한 책을 먼저 읽어볼 생각이다. 투자에 관련된 책도 4권 정도 읽었다.
리뷰를 쓰니깐 책을 읽는 게 밀린다. 리뷰를 적을 책이 밀려서 새로운 책을 읽는 걸 미룬다. 정말 간단한 리뷰인데도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내년에는 리뷰를 적는 시간을 좀 더 줄여보려고 한다. 리뷰를 안 쓰면 지금보다 적어도 두 배 정도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뭔가 짤막한 글이라도 남기면서 생각을 정리해야 책을 읽고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라 리뷰 쓰는 걸 관둘 수는 없다.
블로깅
| | pnotes | exp cabinet | emacsian | ddiary | project M |
|------+--------+-------------+----------+--------+-----------|
| 2022 | 12 | 64 | 15 | 10 | 8 |
| 2021 | 8 | 62 | 3 | 11 | 13 |
| 2020 | 20 | 98 | 8 | 18 | |
| 2019 | 8 | 47 | 10 | 27 | |
| 2018 | 18 | 50 | 22 | 39 | |
| 2017 | 19 | 112 | 34 | 35 | |
| 2016 | 79 | 57 | 9 | 27 | |
| 2015 | 40 | 51 | 6 | 0 | |
| 2014 | 20 | 21 | 8 | 4 | |
| 2013 | 32 | 43 | 7 | 18 | |
| 2012 | 33 | 77 | | | |
| 2011 | 24 | 59 | | | |
| 2010 | 41 | 66 | | | |
| 2009 | 71 | 80 | | | |
| 2008 | 21 | 47 | | | |
| 2007 | 7 | 21 | | | |
| 2006 | | 11 | | | |
어디 가서 취미를 물어보면 블로깅이라고 답한다. 올해 블로그 포스트 109개를 발행했다. 일주일에 평균 2개의 글을 발행했다.
주로 콘텐트 감상문을 적는 exp cabinet 블로그, emacs에 관한 글을 적는 emacsian 블로그, Today I Learned(TIL)처럼 배운 걸 짧게 적는 ddiary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이제 습관이 된 것 같다.
구독하는 서비스
Netflix Premium
1Password Personal
로켓와우 멤버십
Dropbox Plus
퍼블리(PUBLY)
Inoreader Supporter
YouTube premium
- Apple Music (6개월 프로모션)
+ 멜론
YouTube premium 2개월 무료 체험을 하고 이어서 결제 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요금제를 이용할 수 없어서 아내는 각종 할인을 퍼붓고 있는 멜론을 결제해서 듣게 하고 있다. 멜론 스트리밍클럽 할인이 끝나면 youtube premium과 멜론 결제를 해지하고 가족 요금제가 있는 apple music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youtube 광고 제거가 마음에 들지만 그냥 광고 좀 보고 youtube를 덜 보지 뭐.
youtube 좀비를 벗어나려는 노력
개인 시간을 많이 뺏어간다. 보고 나면 리프레시되거나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좀비처럼 youtube 추천 시스템에 사육되는 기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보가 많아서 피할 수만은 없다. 텍스트로 된 정보를 좋아하지만 안타깝게도 돈이 있는 곳으로 정보가 흘러간다. 5분이면 습득할 수 있는 정보를 30분을 광고를 봐가면서 정보를 추출해야 한다. 1.5배 빨리 보기가 습관화된 것 같다.
마냥 휘둘리기는 싫어서 ’tampermonkey로 youtube 우측에 있는 비슷한 영상 목록 제거’ 글에 적은 것처럼 비슷한 영상 목록을 제거해서 보고 있다. 관심 있는 채널을 RSS로 등록해서 받아보고 새로운 영상은 google 검색이나 트위터 추천을 통해 보고 있다. 딱 보기로 했던 영상만 보고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
보고 난 후 소감을 남기려고 하고 있다. 진짜 적을 게 없는 영상을 보고 나면 죄책감이 든다. 그걸 노리는 거다.
doom emacs
emacs를 2013년부터 진지하게 사용하고 있다. 핸드메이드 init.el 설정 파일을 유지하다가 유명한 설정 프레임워크 중 하나인 doom emacs로 전환했다.
유명한 설정 프레임워크답게 다양한 emacs 패키지 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다. doom emacs에서 추천하는 패키지를 익히고 있다. 그동안 완성(completion) 패키지로 helm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doom emacs에서 완성 패키지의 미래라고 약을 치는 vertico로 갈아탄 게 가장 큰 변화다.
만족하면서 쓰고 있어서 doom emacs에 정착하려고 한다.
게임은 거의 못 했다
모바일 게임과 첫째와 같이 하는 게임 외에는 게임을 거의 못 했다. 리뷰를 적은 건 스니퍼 클립스(2018, switch),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2018) 이렇게 딸랑 두 개다. 개인 시간 덩어리가 생기면 사이드 프로젝트, 책, 드라마, 영화와 게임이 경쟁해야 한다. 어느샌가 게임을 하는 것보다 사는 게 훨씬 쉬워졌다.
게임 트랜드를 읽지 못할까 걱정이 된다. 시간을 정해서 1 뽀모도로라도 게임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다. 게임을 의식하며 의무적으로 할 생각까지 한다니. 내가 이럴 줄은 몰랐다.
2023년 다짐
코로나19 핑계를 대며 미뤘던 가족 여행을 정기적으로 가고 싶다. 2022년에 둘째가 2박 이상 가능하다는 걸 경험했으니 이왕이면 여행 갈 때, 2박 이상을 하고 싶다. 마음이야 분기마다 한 번씩 가고 싶지만 두 번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새벽 6시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한 하루 루틴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하루 루틴이 부지런하다고 내가 부지런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장기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차근차근 한 스텝씩 밟아갈 수 있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특히 새벽 수영을 갈 때, 깨닫는다. 눈을 뜬 후 생각이 많아지면 수영을 건너띄게 된다.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은데. 가기 싫다. 조금만 더 잘까? 이런 생각을 하고 싶으면 수영장 가는 길에 하게 최대한 미뤄야 한다. 생각을 비우고 양치질하고 수영복을 챙기고 가방을 메고 바로 집을 나서야 한다. 이게 비단 수영에만 적용되는 일이겠나. 개인 시간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일도 똑같다. 뽀모도로 타이머를 일단 돌리는 거다.
좀 더 책을 많이 읽고 싶다. 한 줌의 개인 시간을 잘 쓰려면 시간 대비 효과가 좋은 매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난 그게 책이라고 생각한다. 웹 링크를 보관하는 서비스인 pocket이 줄어들지 않고 늘기만 하면 조바심이 나서 비우기를 시도하는데, pocket보다는 사놓고 아직 읽지 않아 쌓인 책에 조바심을 더 내보려고 한다. 시간이 생기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을 읽는 정기적인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신뢰는 상대방의 행동이 예측이 가능할 때 생긴다는 정의가 와닿는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상대는 알 수 없는 기분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 예측이 가능할 리 없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도 되니까. 만약 불이익이 따른다면 기분과 태도도 철저히 분리될 것이다. 항상 명심하자. 회사에서도 집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