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데이브 후버, 애디웨일 오시나이, 2010) 독후감
책 제목 보고 이 책 안 사려고 했다. 책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 아꿈사 스터디 책으로 선정돼서 어쩔 수 없이 사긴 했지만 그닥 내키진 않았다. 예전에 읽었던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와 비슷해 보였고 어디서 긁어모은 멋진 말들로 도배된 책에 질려 있었는데, 제목을 보니 딱 멋진 말을 모아놓은 책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짬밥에 이런 생각을 하긴 이른가 보다.
견습과정을 걷고 있는 프로그래머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상황, 문제, 해결책, 실천 방안’으로 만든 패턴들을 모아 놓은 책인데, 내게 필요하고 명심해야 할 패턴들이 많았다.
’지금 하는 일을 항상 더 좀 더 좋고 세련되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태도’를 견습 과정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이 태도는 숙련공이 돼서도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난 이 책을 읽고 오히려 숙련공인데, 자기를 견습생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너무 겸손해하지 마시고 좀 썰을 많이 풀어주세요. 굽신굽신.
한번 읽고 땡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두고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나 답답할 때,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보니깐 패턴 하나가 빠졌다.
패턴 이름 : 맨날 똑같아
- 상황 : 좋은 조언이 있는 책을 많이 접하지만, 항상 변하는 건 없다. 매번 같은 얘기를 각기 다른 책에서 반복적으로 듣는다.
- 문제 : 실천을 하지 않으면 상태가 바뀌지 않는다. 그저 좋은 말, 어디에 인용할 말만 하나 더 알게 된 거랑 다르지 않다. 나중에 실천해야지 하지만, 사실 나중이 되어서도 실천할 여유따윈 없다. 항상 시간이 없다는 것을 명심.
- 해결책 : 실천하자. 다 한 방에 할 필요는 없다. 실천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실천하자.
- 실천 방안 : 지금 바로 실천 리스트를 만들고 그 중 하나를 지금 실천한다.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
그래서 ’무지를 드러내라’란 패턴을 실천해 봤다. 너무 잘 보이는 장소인 것 같아서 걱정됐지만, 해보니 사실 잘 안 보긴 하더라. 그래도 남에게 알림과 동시에 내 자신도 ’무지에 맞서라’로 알아야 할 지식이라 잘 보이는 장소에 붙여 놓으니 리마인드가 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