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온 소프트웨어 (조엘 스폴스키, 2005) 독후감
프로그래밍 경험도 풍부하고 그 경험에 걸맞은 내공을 가진 사람이 프로그래머로서 소프트웨어에 관한 글을 쓴다면 어떤 책이 나올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조엘 온 소프트웨어’와 같은 책이 나올 것 같다. 소프트웨어에 관한 그의 통찰력을 무미건조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미국식 유머라 이해 안 가고 재미없는 유머도 있지만 그런 유머가 없더라도 글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참 흥미롭고 재미있다. 깊이 생각하지 못한 내용도 가득해서 느끼는 점도 많다. 그리고 또한 읽으면 “내가 이런데…”하며 찔리는 내용도 가득하다. 프로그래머들이 시켜야지만 억지로 작성하는 명세서 작업과 일정 관리, 자기 개밥을 먹는 이야기(자기가 만든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보기)들을 읽으면서 참 찔렸다.
소프트웨어에 관해 모르고 있던 사실들도 재미있게 풀어놓았는데, “40장 전략 메모 V : 오픈소스 경제학”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왜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원하는지 그 이유를 대체재(substitutes)와 보완재(complements)를 이용해 설명하는데, 읽고 깜짝 놀랐다. 난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원하는 이유가 우수한 개발자 영입하는 기회가 되고 또한 기업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기회이기 때문인 줄 알았는데, 완전 착각이었다. 예를 들면 IBM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 이유는 IBM이 기업 전략을 IT 컨설팅 회사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일반 재화로 만들어 버리면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싸지게 되는데, 가격이 싸지면 수요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IT 컨설팅의 수요도 증가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일반 재화로 만들려는 것이다. 음! 이런 것이었군.
사람들이 프로그래머가 읽어야 하는 필독서라고 얘기를 하는데, 동의한다. 이 정도 책이면 필독서라 할만하다. 이번이 두 번째 읽는 건데,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언젠가 다음에 책을 한 번 더 읽을 때 그땐 뜨끔한 얘기들이 없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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