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텅 판교점 2023년 3월 몰리두커 와인 시음회 후기
레드텅 판교점에서 진행한 몰리두커 와인 시음회에 참석했다. 호주 와인인 몰리두커에 딱히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와인 시음회에 참석해 보고 싶었다.
판교역에 있는 큰 4개의 빌딩 중 하나인 판교 테크원타워에서 시음회를 했다. 햇빛이 잘 들어오고 조망이 좋았다. 장소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강의자료와 시음에 쓸 와인 잔이 보인다. 샌드위치를 보니 집에 가서 저녁을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5병을 시음한다고 한다.
Summer of 69. 화이트 와인이다. 레몬 향이 잘 맡아졌다.
The Boxer. 풍부한 탄닌이 내 취향을 넘어선다. 양갈비랑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민트 향이 났고 모카 향이 끝에 맡아졌다. 신기했다. 이런 향이 맡아지다니.
Two Left Feet. 민트 향이 맡아졌다. 매끈한 탄닌이라는 표현이 알 듯 말 듯 했다.
여기까지 세 잔을 한 번에 서빙 받아서 차례차례 설명을 들으며 시음했다. 옆에는 와인을 엄청 많이 먹어보고 시음회도 자주 가 본 듯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물로 잔을 씻어내길래 물어보고 나도 따라 했다.
이제 남은 건 두 잔이고 둘 다 레드 와인이라 잔을 물로 씻어서 화이트 와인 잔에 부었다.
Blue Eyed Boy. 제일 맛있었다. 과일향, 바닐라, 커피 향이 다 느껴졌다. 감초 향은 안 맡아진다. 애초에 감초가 어떤 향인지도 모르겠다.
Carnival Of Love. 제일 비싼 와인인데 향이 정말 안 맡아졌다. 강한 탄닌도 내 취향이 아니었다.
시음한 와인을 특별가로 살 수 있다. 아직 와인으로 이정도 돈을 쓸 준비는 안 돼서 사지는 않았다. 돈을 쓸 준비가 됐다면 Blue Eyed Boy를 몇 병 샀지 싶다.
와인을 동시에 여러 병을 마셔보고 싶었다. 향에 관해서 물어볼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는 이번에 참석한 시음회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조용한 분위기가 3잔 정도 시음했을 때부터 왁자지껄하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약간은 술에 취한 아저씨가 거침없이 질문을 했는데, 질문을 들으니 고수 같았다. 제일 비싼 Carnival Of Love 와인에 대한 불평이었는데, 나도 똑같이 느꼈다. 저 아저씨 옆에 앉았으면 더 재미있었지 싶다.
와인 5잔이면 꽤 많은 양이라서 취기가 올라왔다. 뒤에서는 좀 더 달라고 해라는 둥 다들 신나있었다. 다음에도 이런 시음회가 있으면 참석해보고 싶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