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자기조절능력의 힘 (신동원, 2021) 독후감
숙제의 힘이 학습 습관에 방점을 둔 자율 양육법을 설명한다면 이 책 ’초등 자기조절능력의 힘’은 감정과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인 자기조절능력을 설명하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을 다루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기조절능력이 핵심이에요”라고 말씀드리면 참을성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자기조절능력은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감정과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죠. p38
인지심리학자인 앨버트 반두라는 자기조절능력이란 자신이 세운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자신의 생각, 행동,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p32
자기조절능력이 뛰어날수록 학습 성과가 뛰어나고 건강하다고 한다. 당연하게 느껴진다. 자기조절능력에 나쁜 건 하나도 없어 보인다. 높을수록 좋은 능력이다.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을까?
자기조절능력은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변할 수 있어요. 구체적인 가이드를 주고 반복해서 연습시키는 부모는 아이의 자기조절능력을 키워주는 반면, 훈육이 필요한 순간에 강압적으로 아이의 행동을 억누르는 부모는 아이의 자기조절능력이 자라는 기회를 막습니다. p60
지나치게 엄격한 것도, 지나치게 허용적인 것도 자기조절능력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따뜻하고 허용적이면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고 규칙을 정해서 함께 지키는 양육 방식이 아이의 자기조절능력을 발달시킨다는 것입니다. p62
이렇게 좋은 자기조절능력을 어떻게 하면 길러줄 수 있을까? 부모가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만들고 지키는 연습이 도움 된다. ’숙제의 힘’에서 본 ’자율 양육법’이 생각난다. 필요한 순간에 하는 적절한 훈육도 자기조절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선 좋은 훈육법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왜 은수의 행동은 바뀌지 않았을까요? 엄마는 벌을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상을 주었기 때문이죠. 은수가 정말 하기 싫었던 것은 숙제였습니다. 은수는 버릇없는 행동을 해서 하기 싫은 숙제를 안 해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도 하기 싫은 일을 피하기 위해 버릇없는 행동을 할 것입니다. p68
이 사례가 재미있었다. 부모가 숙제하라고 했더니 은수라는 아이가 하기 싫다면서 숟가락을 던졌다. 부모는 버릇없는 행동에 화가 나서 당장 방으로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숙제를 안 해서 야단을 친 거라 어찌 됐던 숙제를 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숙제는 사라졌다. 버릇없는 행동이 아이에게 불이익이 아닌 이익이 돼버린 상황이다. 나도 이런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둘 다 경험한 것 같다.
물론 핸드폰의 게임이나 동영상 등이 재미있어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죠. 그러나 재미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핸드폰만 보고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 시작을 했다가 끝까지 못하는 것, 그걸 실패라고 배우면 아이들은 자책을 합니다. p45
아이가 뭐 하나 끝까지 못한다고 타박하거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는 스스로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직접 해봐야 그걸 좋아하는지 잘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완주보다는 도전하는 용기가 더 중요합니다. [.] 끝까지 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다른 걸 시작하기를 두려워한다면, 도전을 해본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백배 더 가치 있다고 용기를 주세요. p47
좋은 조언이다. 끈기 있게 했으면 하는데, 정말 하기 싫고 안 맞는 운동이나 공부일 수 있다. 이럴 때, 그만둘 수도 있다고 가르쳐야 다른 걸 또 도전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도 안 좋은 교육 방법인 것 같다. 최소한의 경계 같은 게 필요하다. 한 달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 한 달은 참고 열심히 해보자. 그래도 하기 싫으면 그때는 그만둬도 좋다. 대신 또 다른 걸 찾아서 도전해보자. 이런 식이면 괜찮지 않을까?
자기조절능력을 길러줄 때, 사례별 대처가 많아서 도움이 된다. 남에게 민망한 말을 거침없이 할 때, 책상에 앉기 싫어한다면, 겁을 너무 많이 낼 때,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때, 친구에게 휘둘릴 때, 등등. 한 번쯤을 일어날 사례로 설명을 한다. 특히 부모가 주로 하는 실수를 오답 노트처럼 적어 놓은 게 도움이 됐다.
부모도 많이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특히 사례별 오답노트를 보며 느꼈다. 훈육볍을 배우지 않는다면 쉽게 저지를 수 있겠더나. 몇 개는 이 책을 통해 이전에 내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에게 좋은 능력과 습관을 만들어주려면 부모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걸 채워 넣는 공부와 훈련을 해야 한다. 되돌아보고 부족한 걸 깨닫는 데 이 책이 도움됐다. 자녀교육 참 힘들다.
밑줄
- 인지조절능력 중에서도 작업기억력은 무언가를 염두에 두고 기억하는 능력이에요. 목이 말라서 냉장고 안의 물을 찾는다고 가정해봅시다.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눈앞에 맛있는 케이크 조각이 보입니다. 케이크를 꺼내서 맛있게 먹습니다. 그리고 다시 목이 마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차, 아까 물을 마시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지!’ 작업기억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렇게 깜박 잊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죠. p37
- 무조건 울지 말라고 달래기보다는 왜 우는지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합니다. ’속상한 거야? 화가 나면 울지 말고 화가 났다고 말로 해’ 이렇게요.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나면 그 감정을 다스릴 방법을 찾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아프면 아픈 원인을 찾아 달래면 되고, 화가 난 거라면 화를 풀 좋은 방법들을 찾아보면 되니까요. p62
- 아무리 애써도 특정 부분에서는 1등을 못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독특한 개성과 능력이 있습니다. 좋은 상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어제의 자신과 비교해서 받는 상입니다. p73
- 부모 자신의 감정을 다스립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 앞뒤 생각 없이 하는 말로 부모가 먼저 약속을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 먼저 부모 자신의 성질을 다스리세요. [.] 아이에게 억울함을 남기지 마세요. p82
-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습니다. … [.] “너 이러면 다시는 아이스크림 안 사준다” [.] 정말 다시는 아이스크림을 안 사주실 건가요? [.] 부모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입니다. 부모가 한 모들 말에 책임을 진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p82
- 아이를 비난하는 것과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아이가 놀다가 모자를 놀이터에 두고 왔습니다. ’너는 왜 이렇게 정신이 없니?’ 이것은 아이를 비난하는 말입니다. ’모자를 잘 챙겼어야지’ 이것은 아이가 이번에 저지른 잘못된 행동만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비난하면 아이는 자신이 못났다고 느낍니다. 부정적인 자의식이 생깁니다. 그러니 야단칠 때는 잘못된 행동 그 자체만 야단치세요. p162
- ’좋은 말로 할 때는 안 듣고 꼭 소리를 질러야 하니?’ 많은 부모들이 쓰는 말인데요. 입장 바꿔 생각하면 아이 역시 마친가지입니다.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는 징징거려야 부모가 대충대충 흘려듣지 않고 바로 들어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예쁘게 말할 때 관심을 주세요. 아이는 굳이 징징거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p189
- 시간도 메뉴도 부모 마음대로만 하지 마세요. 아무 때나 ’밥 먹자’ 하고 외치면서 한창 놀고 있던 아이에게 왜 빨리 안 오느냐고 채근하면 아이는 식사시간을 예측해서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p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