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2009) 독후감
참 글 잘 쓰는 사람 보면 부럽다. 꾸준히 글을 쓰면 글쓰기가 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블로그. 조금씩 글쓰기가 느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 앞뒤가 안 맞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지금 읽으면 도무지 알 수 있는 문장들이 많이 보이는 걸 보니 밀리미터 단위로 거의 안 느껴질 만큼 조금씩 늘다가 이제는 멈춰버린 것 같다. 그래 이럴 때 책을 읽는 거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어서 몰랐던 걸 배우고 잊고 있던 걸 다시 환기시키자. 리뷰가 괜찮은 책들을 틈틈이 모아 놨는데, 제일 평이 좋았던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읽었다.
등단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현재 장르 글쓰기 교육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해서 완전 글쓰기를 생업으로 삼으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쓰인 책 같았다. 나는 이런 생각 없고 그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더 잘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뒤로 넘어가니 글쓰기에 관한 지은이 생각, 글쓰기에 토양이 되어줄 독서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글쓰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는 글쓰기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하는 책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얘기하던 중에 등단이나 현재 글쓰기 교육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뿐이었다.
글쓰기 개념에 대한 다양한 규정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간명하면서도 가장 정확하게 정의한 것은 아무래도 초등학교 교과서였다.
“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두 가지 층위가 제일 중요하다.
먼저 ’자신의 느낌일 것’ 그리고 ’솔직하게 표현할 것’!
솔직하게 표현한 글하면 난 최근에 읽은 그냥 걷기가 생각난다. 문장만 보면 화려한 글 솜씨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쓴 글처럼 보인다. 하지만, 살짝 한 두편만 읽으려고 덤벼들었다가 끝까지 읽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멈출 수 없는 이유가 글에서 묻어나는 지나친 솔직함에 공감해버리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글을 적다 보면 설명하듯이 쓰다가 죽도 밥도 안 되게 글을 쓰곤 하는데, 글쓰기 정의 그대로 자신이 느끼는 걸 표현하는데 더 초점을 맞춰야겠다. 확실히 쓰다 보면 감상을 남기는 것보다 기술적인 내용이 들어간 글을 쓰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데, 아무래도 자신이 느끼는 걸 표현하는데 많이 서투르기 때문인 것 같다.
언어는 너무나 다양하고 너무나 섬세하고 너무나 예민해서 단 한 글자도 허투루 나오지 않으며, 단 한 글자도 속일 수 없다.
한 문장 한 문장의 변화가 곧 내 삶의 한순간 한순간의 변화일 수밖에 없다.
언어에 대한 이와 같은 온전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 우리의 글쓰기는 너무나 정밀한 공부이자 무척이나 원대한 공부가 될 것이다.
글쓰기 그 자체가 공부란 걸 깨닫게 되고 막 글쓰기를 통해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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