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눈물 (MBC, 2008) 간단 리뷰
높아진 지구 대기의 온도 때문에 북극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는 놈, 줍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온난화 현상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이누이트 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냥을 업으로 살아가는 이누이트에겐 비극이다. 녹아버린 얼음 때문에 사냥하지 못하고 굶다가 결국 살고자 체면 다 버리고 풀을 뜯어 먹는 곰도 마찬가지.
문화의 차이랄까? 바다코끼리나 일각 고래를 잡아서 바로 먹는 부분에선 잔인함을 느꼈다. 특히 순록의 간을 순록의 위장 속을 갈라서 내용물에 찍어 먹는 장면에서는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먹는 이유는 다 있지 않겠는가? 기온 때문에 야채 섭취가 힘든 이누이트는 이렇게 부족한 비타민과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한다. 음식문화는 다 이유가 있어서 오랜 세월을 걸쳐 만들어진 것이다. 잔인하네마네 말할 이유조차 없다. 단지 필요한 건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 뿐. 이거 보고 나니 우리나라 개고기 문화를 가지고 비판한 문화적인 상대성을 모르는 무식한 프랑스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생각났다.
이누이트는 사냥한 고기를 자신이 먹기 전, 썰매 개에게 먼저 먹이는데, 이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무사히 사냥터까지 올 수 있게 해주고 집으로 데려다 줘서 고맙다는 표시로 먼저 음식을 먹인다고 한다. 사실 말로만 썰매 개가 있어서 사냥을 할 수 있어 고맙다느니 가족과 같다느니 하는 것 보다 이런 실천이 중요 해보였다. 이런 행동들이 썰매 개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쌓이게 하는 것 같다. 의식에 안 쌓이면 무의식에라도 쌓이겠지. 뭐
북극의 마지막 사냥꾼들의 삶을 볼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던 다큐였다. 예전보다 우리나라 다큐 수준이 정말 많이 올라갔다. 내공 꾸준히 쌓아서 BBC랑 맞짱 뜨자.
공식 홈페이지: MBC 시사교양 북극의 눈물 - im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