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명장 (NHK, MBC, 2004) 간단 리뷰
자신만의 시계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카비노티에(Cabinotiers, 캐비노티에, 시계장인)들의 작은 소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해준다.
시계장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필립 뒤포르(Philippe Dufour)와 앙뜨완 프레지우조(Antoine Preziuso)가 시계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직접 디자인에서 제작까지 하다 보니 일 년에 몇 개 못 만든다고 한다. 100개가 넘는 작은 부품들을 만들고 조립하는 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특수 카메라까지 제작했다고 하는데, 제작과정을 보면 그 작고 정교함에 놀란다. 손 떨릴까 봐 술도 제대로 못 먹을 거 같다.
필립 뒤포르의 작품 Simplicity. 비공식적인 가격은 CHF. 64’000.00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천만이다. 이 가격에 놀라면 안 되는데, 이것보다 훨씬 비싼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 기계식 시계가 수두룩하다. 이 다큐를 보니 장인의 기술력과 작품에 대한 시간과 애정을 생각해보면 가격에 대한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이만한 값어치를 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의 타이틀을 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니깐~
제가 하는 일은 단순히 시계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시계라는 차가운 쇳덩어리에 따스한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저한테는 시계가 움직이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일이죠. 마치 한 생명의 심장 박동이 시작되는 순간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앙뜨완 프레지우조
기계식 시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템포 바퀴가 진자를 좌우로 흔들어 주는데, 그 진동이 톱니바퀴로 전달되면 1초가 흐른다. 이 과정에서 기계식 시계 특유의 소리가 나는데, 찰칵찰칵 마치 심장 박동수처럼 들린다. 디지털이 없이 오직 기계로만 이루어진 이 작은 세계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말에 이 다큐를 보고 있자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게 기계의 매력인 거 아니겠나.
뽐뿌 다큐이기도 하다. 보고 있자니 평생을 함께할 기계식 시계를 하나 갖고 싶어진다.
PS : NHK 제작한 것을 MBC에서 사온 것으로 알고 있다. 방송 시간 때문인지 2시간짜리가 1시간으로 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