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寄生, Parasite, EBS 다큐프라임, 2013) - 징그럽다 -> 신기하다
피 적선도 억울한데, 기생 생물 삽입이라니. 모기가 깨끗이 피만 빤다면 다행이건만 그럴리가 없지. 모기를 중간 숙주로 삼는 기생 생물이 이때 침투한다. 말라리아 원인 기생충이 대표적이다.
메디나충과 연가시 비주얼이 압권. 그래. 징그럽게 생기려면 저렇게 생기면 되는거여. 비주얼은 그렇다 쳐도 숙주를 조정하는 게 신기했다. 메디나충은 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해서 사람이 물에 발을 담그게 유도한다. 그 순간 유충을 밖으로 배출.
사마귀를 물에 투신자살하게 만들고 난 뒤 유유히 빠져나오는 연가시를 화면에 담았는데, 소름이 끼쳤다. 4부 개고생 편에서 촬영 과정이 나왔는데, 이거 찍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했더라. 징그럽지만 정말 대단한 장면이었다.
진화 경쟁. 숙주와 기생 생물을 가장 잘 표현한 문구. 양성생식도 그 결과 중 하나라고 한다. 겸상적혈구도 흥미로웠다.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변이해서 악성 빈혈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게 말라리아에 저항성이 있다. 말라이아균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차악이다.
이런 빌어먹을 기생 생물을 깡그리 없앤다면 우리가 건강해지나? 아니다. 우리 몸은 기생 생물 침입을 가정해서 디자인됐기 때문에 너무 깨끗해져서 병이 생기기도 한다. 면역 체계 이상이 대표적이다. 크론병을 앓는 환자에게 돼지편충알을 복용하게 하는 치료가 나오는데, 상태가 호전된다.
징그럽다. 신기하다. 보면서 이 경계를 넘는 경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