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슈 트래커 개발자가 들려주는 이슈 트래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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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티스, 버그 질라, 트랙 등 유명한 이슈 트래커가 팀 요구 사항에 맞지 않아 ECUS라는 사내 이슈 트래커를 개발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적어 놓았다. 많이 쓰이는 오픈 소스 기반의 이슈 트래커들의 장단점과 ECUS에서 어떤 걸 버리고 개선했는지에 대한 얘기를 1부에서 다뤘고 이슈 트래커를 사용하면서 겪은 경험에서 얻은 사용 노하우를 2부에서 다뤘다.

이슈 트래커를 개발하면서 고민한 것들을 적어놔서 새롭게 배우는 점도 있었고 나도 겪은 일이라서 공감이 가는 점도 있었다. 경험담을 쏟아 놓은 글이라서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뭐~ 이슈 트래커들의 특징이라던지 장단점을 비교한 글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이슈 트래커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벤치 마킹 대상으로 이슈 트래커들을 비교한 글은 찾기 어려운데, 이 글에서 짧지만, 그에 대한 시각도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개발자들이 맨티스를 보지 않고 이슈 처리 기능도 다 구현되지 않은 고객 센터에 가서 글을 보더군요.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고객 센터 쪽이 UI가 더 쉽고 디자인이 예뻐서 그렇다는 거에요. 결국 개발자도 사람인 이상 개발자에게 적합한 UI와 일반 사용자에게 적합한 UI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겪어 보지는 않았지만 납득가는 이야기다. 사실 개발팀의 인하우스 툴을 대신할 게 없어서 UI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UI의 사용성을 높이면 생산력이 높아지는 건 사실인데, 이걸 객관적으로 증명할 일이 없거니와 항상 중요도에서 밀려서 가장 개선이 안 되는 부분이다.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팀마다 요구사항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 팀에서 필요한 기능만 구현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 바퀴를 다시 발명하는(Reinvent the wheel) 것이 아니라 바퀴를 다시 설계하는(Redesign the wheel) 것이죠. 개발자는 때로는 자신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 수도 있어야 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워낙 많은 세상이다. 오픈 소스도 많고 상용 소프트웨어도 많다. 바퀴를 다시 발명하는 일은 자원 낭비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요구 사항을 만족하게 할 자체 소프트웨어를 작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데, 더 큰 비용(도입하고 교육하는 비용 포함)을 지불하고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땐 팀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게 바퀴를 다시 설계하지 않아 요구 사항에 맞지 않은 삐거덕거리는 바퀴를 끼워넣는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참 예로 든 말이 멋지구나. 바퀴를 다시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바퀴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라..

팀 내 의사 소통을 이슈 트래커가 대체해 버리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이건 좋지 않아요. 가장 효율적인 의사 소통은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슈 트래커를 공식 채널로 사용하면 사람 대 사람 간의 의사 소통이 점점 줄어들고 자기 일에만 빠져들어 버리죠. 물론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뭔가 할 일이 다 정해져 목록에 올라가 있고 그것만 하면 되는 게 편하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방식이 팀워크를 해치는 모습을 많이 봐왔어요. 말로 하면 금방 끝났을 일을, 이슈 트래커를 거치면서 의도는 와전되고 댓글에 댓글이 달리면서 감정이 상하기도 하죠. 온라인으로만 의견을 교환하면 필요 이상으로 적대적이 될 때가 많아요.

할 일을 한 곳에다 모으려다 보면 생길 수 있는 문제인 것 같다. 각자 개인 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트인 공간에서 쉽게 얘기를 건넬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있다. 이 글에서 추천하는 방식처럼 이슈를 정리하는 정기적인 오프라인 미팅 시간을 가지던가 의사소통은 이야기로 해도 상관은 없는데, 기록은 이슈 트래커로 꼭 남기자는 원칙을 세워 놓으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곳으로 통합하려다 보면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 조직이 비대해져야지 저런 문제가 생길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 밥도 자주 먹고 술도 자주 먹으면서 말이지…

참 재미있게 읽은 글이다. 요즘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야기가 제일 재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