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수업] ‘로버트 와인버그 - 암’ 감상문
위대한 수업의 선생님은 암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한 로버트 와인버그다.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들려주는 암세포에 관한 수업이라 특별하다.
암은 세포 질환이다. 외부의 침입자가 아니라 우리 몸 내부에서 생성된다. 세포가 증식할 때도 있고 증식을 멈춰야 할 때가 있다. 브레이크가 없이 증식만 하면 암세포가 된다. 세포 분열 과정이 아찔하다. 어떻게 지금까지 생긴 오류를 잘 복구하며 버텼는지 기적처럼 느껴진다. DNA 나선 구조가 풀리고 쌍이 다시 복제되면서 세포 복제가 일어난다. DNA 복제 중에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차고 넘친다. 이 과정에서 DNA가 손상돼서 세포 증식 브레이크가 망가지면 암세포가 되는 것이다. 그냥 DNA 복제 중에도 오류가 생길 수 있고 독소, 흡연, 자외선, UV 노출 등으로 DNA가 손상되기도 한다.
그럼 모든 유전자가 암에 관여할까? 인간의 2만 개 유전자 중 50개 정도가 암에 관여한다. 모두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다. 즉, 모두 증식 신호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하나라도 망가지면 암세포가 되고 그게 퍼져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가? 다행히 우리 세포도 암에 저항하도록 진화했다. 프로그래머가 싫어할 많은 중복이고 복잡한 장치들이 정상 세포에서 하나가 망가졌다고 암세포로 바뀌는 걸 막아준다. 5개의 중요 회로가 모두 망가져야 암세포가 된다. 이렇게 같이 진화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 흥미로운 내용이다. 일방적으로 저항 한 번 못 하고 걸리면 끝일 것 같았는데, 우리도 암에 저항하도록 진화해 왔다.
암이 발견되고 바로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망자 대부분은 암세포 절개 수술을 마친 후 다른 곳으로 전이된 2차 종양으로 사망한다. 그렇다면 전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암세포가 인근 조직을 뚫고 들어가는 그런 게 아니다. 상처 치유 프로그램이라는 특수한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상처가 크게 났을 때, 빠르게 치유하려고 가동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상 세포가 인근 조직으로 침투하는 걸 허용한다. 암세포는 이걸 사용해서 혈관으로 침투하고 다른 조직으로 혈액을 통해 이동한다. 이동한다고 해도 바로 전이되는 건 아니다. 다른 조직이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동하다가 제거당하기도 하고 정착에 실패해서 세포가 파괴되기도 한다. 세포 하나의 확률이지 엄청난 세포 수 때문에 암 사망 90%가 전이된 암에 의해 사망한다.
암이 사라질 수 있을까? 왜 암은 우리 인류에게 위협이 됐을까? 암은 노화에 관련된 질병이다. DNA 복제 중 오류로 인한 암세포 스폰 확률은 DNA 복제 횟수에 비례한다. 수명이 늘어날수록 암세포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과거에는 노년이 되기 전에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을 뿐이다.
노화에 관한 질병인 암마저 정복한다면 아마도 암에 가려져 있던 다른 질병이 조명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모든 걸 정복하면 타노스가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없애려고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