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minute read

제목 그대로 2인용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임이다. 같이 할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어렵다. 다행히 내게는 딸기부엉이가 있다. Nintendo Switch (2017)로 플레이했다.

액션 어드벤처 장르이다. 이혼 직전인 부부가 마법에 걸려 캐릭터로 변해서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다양한 퍼즐을 푸는 게임이다. 거의 모든 퍼즐을 서로 협동해서 풀어야 한다. 혼자서 캐리가 힘든 게임이다.

익숙하고 다양한 스테이지

nil

미국 단독 주택을 배경으로 한다. 살아본 적이 없지만 조금은 익숙하다. 영화부터 게임까지 집이라고 하면 항상 떠오르는 장면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오두막, 나무, 로즈(딸)의 방, 뻐꾸기시계, 스노 글로브, 정원, 다락방 배경을 판타지처럼 풀어내서 감탄을 느낄만한 포인트를 하나씩 다 품고 있다. 볼륨이 기대보다 방대해서 좀 놀랐다.

다양한 장르와 퍼즐

nil

대전 격투, 리듬 게임, 플랫폼, TPS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이질감 없이 잘 섞어 놨다.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는 플랫폼 장르 스테이지가 정말 신났다. 장르가 바뀌고 그걸 부드럽게 이어 놓은 것에 감탄했다. 딸기부엉이도 자연스럽게 플레이를 이어갔다. “어라 왜 갑자기 이렇게 플레이하지? 갑자기 어렵네. 이상해.” 이런 말을 한 번도 안 했다.

nil

딸기부엉이가 이런 다양한 장르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기대보다 플레이를 잘해서 뿌듯하다.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Nintendo, 2017)’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면 플레이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 같다.

퍼즐의 난이도 조정이 절묘하다. 물흐르듯이 쉽게 풀리다가도 한번씩 막히는 구간이 존재한다. 퍼즐 풀이에 시간이 들지만 공략을 전혀 보지 않고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의논하면 풀 수 있는 난도였다.

nil

모든 퍼즐 중에서 스노 글로드 안에서 자석으로 푸는 퍼즐이 가장 재미있고 가장 감동적이었다. 눈보라가 치는 길을 올라가는 스테이지에서 자석으로 서로 당겨서 의지하면 전진한다. 결속감을 느끼고 더 끈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맞다. 게임은 이런 감정을 줄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

nil

나는 목적지향적으로 삭막하게 게임을 즐긴다. POI(point of interest)를 빠르게 구분해서 다른 것에 관심을 안 두고 빠르게 넘어간다. 게임 배경에 관심을 보이는 딸기부엉이와 다른 방식이다. 게임 개발자 의도대로 즐기는 건 내가 아니라 딸기부엉인 것 같다. 특시 스노 글로브 스테이지에서 성향 차이가 두드러졌다. 나는 POI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딸기부엉이는 한참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NPC들과 장난을 쳤다.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저렇게 즐기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Nintendo, 2007)’을 플레이할 때, 카페에서 노래도 듣고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게 너무 좋다는 딸기부엉이다운 플레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나도 좀 더 여유롭게 플레이했다.

마치며

딸기부엉이와 함께 한 게임 중에 최고다. 다양한 장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게임 볼륨도 커서 한참을 재미있게 즐겼다. 퍼즐 난이도 조절이 훌륭해서 퍼즐 풀이에 적당한 시간을 쓰고 공략 없이 풀고 난 후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두 명이서 플레이하니 스테이지 환경에 특히 더 몰입된다. 자는 두더지를 깨우지 않고 지나쳐야 하는 스테이지에서는 서로 속삭이며 대화했다.

Nintendo Switch (2017)로 플레이했다. 기본 컨트롤러를 나눠서 2인용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불가능해서 당황했다. 플레이하는데 컨트롤러 전체 세트가 필요하다. 그래서 조이트론 닌텐도 스위치 무선 컨트롤러를 샀다.

가정법원에서 ’4주 후에 뵙겠습니다’가 아니라 ’It Takes Two 엔딩보고 뵙겠습니다’가 돼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정말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 딸기부엉이가 엄마랑 싸우면 꼭 이 게임을 같이하라고 조언해 줬다.

엔딩을 보고 나니 Hazelight에서 만든 스플릿 픽션 (Hazelight, 2025)이 나왔다. 좋은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