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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대놓고 AFK(Away from keyboard)인 방치형 게임이다.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잘 만든 게임이다.

방치형 게임(idle game)이면 있어야 하는 자동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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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프라인일 때, 재화를 벌어준다. 방치형 게임(idle game)이라고 부르는 게임에 있는 콘텐츠다. 모든 유저가 자동 사냥으로 똑같은 재화를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자동 사냥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공한다. 자동사냥 스테이지를 많이 깰수록 효율이 높아진다. 메인 스토리 진행 여부와 별개다. 자동사냥 효율을 높이고 싶으면 자동사냥 스테이지부터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된다.

자동사냥 스테이지는 자동 전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켜놓고 자동사냥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전투화면을 멍하니 보고만 있어야 하나? 자동사냥 위탁이라는 게 있다. 자동사냥 위탁을 켜놓고 메인스토리를 진행하면 된다. 자동사냥 위탁은 내가 게임을 켜놓고 플레이하는 동안에만 진행된다. 게임을 끄면 자동사냥 스테이지 클리어가 멈춘다는 얘기다. 조금은 감동한 사용자 편의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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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자동사냥 횟수 보충 수령. 보충 수령이라는 말은 기본 수령이 있다는 말이다. 빠른 자동사냥 횟수 수령이라는 게 있으며 하루 두 번 클릭만 하면 재화를 준다. 더 받고 싶다면? 재화를 소비하면 된다. 여기서 보충 수령이 등장한다. 일주일 전까지 클릭만 하면 수령할 수 있는 재화를 준다. 돈을 더 내면 더 수령할 수 있다. 일주일 전까지는 깜빡하고 재화를 안 썼을까 봐 재화를 소비할 기회를 준다. 혹시나 쓰고 싶은데 못 쓴 유저를 위한 꼼꼼한 배려다.

진형 배치 후 시작하는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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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전투 진형을 배치한다. 평타와 일반 스킬은 자동이다. 특수 스킬은 자동 혹은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냥 자동 전투로 싹 다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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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수 없는 곳이 있어서 전투 진형이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필드에서 바로 전투하지 않는다. 전투 씬으로 전환한다. 레벨 차이가 크게 나면 전투 씬으로 전환되지 않고 바로 처리한다. 이것 때문에 필드에서 전투 가능 아이콘을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레벨 차이가 많이 나서 전투가 의미 없어 귀찮아지는 전투를 건너뛰고 보상을 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심한 유저 경험 디자인이다.

이 중에 재미있는 전투 콘텐츠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영웅의 직업, 영웅이 속한 단체, 전투에 참여할 제한된 인원 내에 영웅 선택, 자동 이동 및 전투까지는 익숙하다. 지형에 장애물이 존재해서 전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투 초기 배치를 유저가 한다. 이걸로 전투에 색깔을 줬다. 이동은 자동이지만 스폰 위치를 유저가 선택하게 해서 전략의 다양성을 더한 낸 ’클래시 로얄 (Supercell, Mobile, 2016)’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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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전투도 있고, PVP도 있다

세션 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며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콘텐츠는 반갑다. ’궁수의 전설 (Habby, Mobile, 2019)’과 ’젠레스 존 제로 (HoYoverse, Windows, 2024)’가 생각났다.

만능 고정 덱을 만드는 걸 막아야 한다. 영웅이 속한 단체와 같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게 이때 도움이 된다. 특정 단체로만 가능한 던전을 만들어서 평소에 하지 않던 캐릭터도 플레이하게 유도하는 게 좋았다. 골고루 쓰게 만들어야 캐릭터 뽑기 BM이 잘 동작하기 때문이다.

메인 퀘스트는 레벨이 남아도는데, 전투 콘텐츠를 하면서 막히는 스테이지가 생긴다. 과금으로 빨리 강해지고 싶은 유저에게 효용감을 줄 수 있다. 과금 명분을 주는 다양한 종류의 전투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충분한 과금 명분이다.

동화 풍의 아름다운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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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렌더링, 면을 크게 쓴 로우 폴리곤의 비주얼은 개성이 있다. 첫 마을에 진입했을 때, 감동했다. 쿼터뷰의 시야에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꾹꾹 담아냈다. 캐릭터보다는 배경에 눈이 더 갔다.

새로운 캐릭터 사용 스트레스를 없앤 성장 시스템

좋은 캐릭터를 뽑았다. 쌓아놓은 재화로 레벨업을 시킨다. 장비 강화도 따로 해야 한다. 스킬 강화도 해줘야 한다. 소켓이 있으면 뚫려 있어서 횅한 소켓도 채워줘야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캐릭터 전용 무기를 만들어서 뽑기에 돈을 또 태우게 만든다. 업데이트로 새로운 캐릭터가 나와도 혹은 뽑아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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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이라는 기능으로 최하 레벨을 맞춰주는 기능이 있어서 캐릭터마다 레벨업 작업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없다. 요즘은 다들 이러는 것 같다. ’승리의 여신: 니케 (시프트업, Mobile, 2022)’에서도 본 편의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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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조금 더 신경을 썼다. 클래스마다 장비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를 뽑아서 사용하는 스트레스가 확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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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별로 쌓이는 것도 있다. 친밀도 같은 수치인데, 전투에 참여하거나 플레이 중 획득하는 아이템을 선물해서 올릴 수 있다. 캐릭터 친밀도를 올린다고 따로 스트레스받을 일은 겪지 못했다.

캐릭터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슬롯을 강화하는 개념이라서 캐릭터를 육성하는 스트레스를 줄였다. 캐릭터를 열심히 찍어낼 테니 다양하게 많이 써봐라. 제작사의 의도를 잘 반영한 성장 시스템이다.

최대 보상 경로가 아닌 최단 거리 자동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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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 거리 자동 이동을 지원한다. 최대 보상 자동 이동이 아니라서 지도 곳곳 숨겨진 추가 보상은 얻지 못한다. 추가 보상이 탐험 동기를 부여한다.

괜찮아 보이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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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로 시작하는 스토리가 나온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관계자가 등장한다. 무대를 다양하게 바꾼다. 그럴듯한 컷씬들로 전체 스토리는 몰라도 해당 씬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호투루 짠 건 아닌데 흥미가 생기진 않는다.

대마법사 멀린이 현재 기억을 잃은 플레이어라는 설정은 ’도신 - 정전자 (왕정, 1989)’의 주윤발을 생각나게 한다.

보상을 줘서 고맙다 하지만 왜 주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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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하면 가장 먼저 보상 아이콘을 찾아 클릭한다. 왜 받는지도 모르겠다. 주니깐 받는다. 왜 주냐고 따지면 안 줄까봐 따지기도 망설여진다. 그냥 받는다. 게임 접속하고 초반 5분 정도를 보상받는 데 쓴다.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것이다.

보상을 효율적으로 받는 경로를 연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일일 퀘스트 보상은 다른 보상을 받으면 갱신되는 게 있으니 제일 마지막에 받는 식이다.

이벤트를 추가하면 항상 로그인 보상 항목을 추가하는 것 같다. 로그인하면 보상 아이콘을 보고 클릭해서 해당 이벤트 페이지까지 진입한다. 로그인 보상을 받으면서 이벤트에 다른 달성 목표도 보게 된다. 기분 좋게 보상을 받으면서 다른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격변 (Blizzard, Windows, 2010)’에서 볼 수 있는 퀘스트 마크처럼 이 게임은 보상 마크를 볼 수 있다. ’문명 5 (Firaxis Games, Windows, 2010)’이 지속적인 발전 피드백을 준다면 이 게임은 지속적인 보상 피드백을 준다. 둘 다 만족감을 주고 게임 플레이 시간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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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중 갑자기 열리는 팝업 스토어가 재미있다. 우선 클릭해서 보상을 받게 하고 추가 보상을 받으려면 결제해야 한다고 유도한다. 유저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팝업 스토어가 열려 있는 시간을 늘린다. 열려 있는 시간이 길수록 결제 확률도 높아질 것 같다.

아이템 획득 장소 정보는 탐험 재미의 일부로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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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안에서 아이템 획득 정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편의 기능으로 바로 가기 버튼까지 제공한다. 이런 정보 제공이 기본이 된 지 좀 된 것 같다. 이 게임 이전에 한 ’젠레스 존 제로 (HoYoverse, Windows, 2024)’도 제공했다.

이런 정보를 감춘다고 유저가 탐험해서 알아내는 건 아니다. 인터넷을 켜서 검색할 것이다. 유저가 기꺼이 게임 세계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었다면 기꺼이 탐험해서 찾아내려고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인터넷을 켠다. 온갖 인터럽트가 난무하는 인터넷을 켰다가 아이템 획득 정보를 찾다가 딴 곳으로 새서 게임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인터넷이 이렇게 위험한 곳이다.

탐험 요소가 아님을 인식하고 게임 편의 기능으로 획득 장소와 이동 숏컷을 제공하는 게 오히려 게임에 대한 몰입을 도와준다.

마치며

만듦새가 훌륭하다. 도탑전기를 만든 릴리스 게임즈(Lilith Games)의 게임은 이정도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일까? 호요버스처럼 릴리스 게임즈에서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찍먹이라도 해봐야겠다.

플레이 시간은 10시간 정도이다. 어떤 게임인지 감을 잡는 정도만 했다. 지금은 방치형 게임이 별로 끌리지 않아서 그만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