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뭐가 문제야? (제럴드 M. 와인버그, 도널드 고즈, 2013) 독후감
프로그래밍 심리학을 쓴 제럴드 와인버그가 썼다. 저자보고 사는 걸 망설이지 않았다.
얇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책이 얇다고 방심했제? 읽으면서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옛날 기억도 더듬어야 한다. 예전에 이런 사례가 있었던 거 같은데?
문제란 바라는 것과 인식하는 것 간의 차이다. - p31
“누가 문제를 안고 있는가?” 책에서 사례마다 질문한다. 나는 가장 큰 잘못을 한 사람이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수업 시간에 담배 피우는 한 학생을 방치한 사례가 나온다. 항상 그래 왔기 때문에 담배 피우는 학생과 교수는 이상한 걸 못 느끼는 상황이다. 이때, 누가 문제를 안고 있는가? 그 학생은 글러 먹었고 그런 학생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도 내버려둔 교수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담배 안 피우는 학생이다. 담배 연기가 없는 쾌적한 수업 환경을 바라지만 담배 연기가 풀풀 날리기 때문이다.
누가 가장 큰 잘못을 했나? 이렇게 질문한다면 해결방법 수가 적어진다. 제재 말고 딱히 해결방법이 있을까? 물론 필요할 땐 해야 한다. 전체를 괴롭게 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보단 한 사람 제재가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걸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결코 문제들을 제거할 수 없다. 문제들, 해결안들 그리고 새로운 문제들이 끝없는 사슬을 구성한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기대는 새로운 문제가 우리가 해결한 문제보다 덜 성가신 것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 p68
문제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하면 점진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한풀이로 끝나지 않는다. 아무 도움 없이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좀 더 작은 문제로 치환하며 마일리지를 쌓고 이후 마일리지가 필요한 큰 스텝을 밟을 수 있다.
우리는 한쪽이 다른 쪽과 동일하게 아픔을 느끼기 시작하면, 결국 문제의 해결안을 찾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 인디언들은 이런 문제 해결 기법을 ’모카신 바꿔 신고 걷기’라고 이름 붙였다. - p26
문제를 느끼는 대상을 넓히는 방법도 재미있었다. 노조를 만들어서 사원이 안고 있는 문제에서 고용주까지 문제를 느끼도록 확대해서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 그래 이것만큼 효과적인 문제 해결방법은 없다. 모든 사례에 적용할 수 없어서 아쉽지.
낮인데 전조등이 켜져 있으면 전조등을 끄시오.
밤인데 전조등이 꺼져 있으면 전조등을 켜시오.
낮이고 전조등이 꺼져 있으면 그냥 놔두시오.
밤이고 전조등이 켜져 있으면 그냥 놔두시오.
[.] 이 모든 복잡함을 고민하는 대신, 그 책임 엔지니어는 “그것은 그들의 문제다.”라고 정의하는 접근 방식을 택했다.
“전조등이 켜 있습니까? (Are your lights on?)” - p118
다른 사람 문제로 정의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런 고민으로 나온 안내 문구도 감동. 지나치게 자세히 적어 오히려 헷갈리는 안내문은 문제 정의를 잘못한 게 아닐까? 간결한 안내문은 올바른 문제 정의에서 나온다.
억지로 짜낸듯한 사례도 보인다. 하지만 5년 뒤에 다시 읽어도 그럴까?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때는 어떤 사례에서 교훈을 배울까?
-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누가’ 문제를 안고 있는가? 그것은 어떤 문제인가? 혹은, 이 시점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 p18
- 풋내기 문제 해결사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대부분 성급하게 해결안을 찾아내는 데에 매달린다. [.] 저마다 원하는 해결안을 채택하기 위해 논쟁할 때에도 상대방의 고집스러움은 비난하면서 정작 편협한 관점을 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 - p21
-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그렇게 뛰어난 문제 해결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헛소리다. 우리가 그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에 비하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소하는 것은 오히려 사소한 일이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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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 교체